삼성전자의 미국 특허 경쟁력이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특허 질적 평가 잣대인 ‘특허인용 수’가 2005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상승 중이며 증가 속도가 IBM을 능가했다. 경쟁기업이 삼성 특허를 인용할 때 함께 인용하는 특허도 동반 상승해 삼성의 글로벌 특허 영향력 역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특허에서 IBM과 삼성이 확고한 ‘톱2’를 이루며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렸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변리사는 “특허 최강자 위치를 확고하게 유지한 IBM에 유일한 경쟁자는 삼성”이라며 “두 회사는 특허 확보 격랑 속에서 점유율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특허 최강 기업으로서 입지를 확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0년 동안 삼성전자는 3만8430건의 미국 특허를 등록해 4만7362건의 IBM과 함께 미국 특허 시장을 선도했다. 3위 기업인 캐논이 2만5240건으로 나타나 삼성과 격차가 컸다. 특히 삼성 디자인특허 등록이 크게 증가하면서 IBM과 격차를 줄였다. 삼성은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 이전에 다양한 모델의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디자인특허 등록이 매우 활발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품목 수를 줄이는 전략으로 디자인특허가 감소했으나 애플과 소송이 본격화된 2011년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IBM은 B2B 기업 특성상 디자인특허가 거의 없다시피 해 삼성전자와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강 대표변리사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다양한 디자인특허를 등록하고 있는 추세”라며 “애플이 삼성을 공격한 특허가 사실상 디자인특허 위주인 것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디자인특허 증가는 매우 긍정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특허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삼성전자 약진이 돋보였다. 삼성 특허를 인용한 특허 수는 총량 기준으로는 IBM보다 낮지만 증가 속도는 IBM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했다. 또 삼성 특허가 인용될 때 함께 인용되는 삼성 특허 수는 평균 2.2회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기업 특허가 삼성전자 특허를 인용한 인용 레퍼런스에 삼성 특허가 2개 정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으로 경쟁기업을 포함한 여타 기업에 삼성 특허 영향력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뜻한다. 과거 2004년에서 2007년까지 동반 인용되는 삼성 특허 수는 1.4~1.9회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2008년 이후 크게 증가했다. 삼성 특허 영향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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