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엔진 경쟁도 뜨겁다…`외산 판` 심화 우려도

고품질 모바일게임 경쟁이 불붙으면서 모바일게임 엔진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니티가 교육 프로그램을 활발히 가동하며 지배력 확대를 꾀하는 가운데 게임브리오, 언리얼, 하복 등 기존 온라인게임 엔진 브랜드들이 모바일로 영역 확대를 시도하고 나섰다.

급성장한 우리나라 모바일게임 산업 기반이 외산 엔진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임업계가 게임 자체의 대작화·고품질화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자체 개발 엔진화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정부도 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국산 표준 엔진 개발 등 R&D 지원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엔진 ‘게임브리오’를 공급하는 게임베이스는 내달 미국에서 열리는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에서 첫 모바일게임 엔진 ‘게임브리오 포 모바일’의 출시를 발표하고 모바일게임 엔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게임브리오 엔진은 블리자드의 유명 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에 사용됐으며 우리나라에는 엔씨소프트, 게임하이 등이 활용하고 있다. 게임베이스는 첫 출시한 모바일게임 엔진으로 미드코어 시장을, 함께 선보일 웹·모바일엔진 ‘리치3DX’로 페이스북과 플래시 게임 등의 시장을 동시 공략하는 전략을 펼친다. 출시를 앞두고 한국 사용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최근 세미나도 가졌다.

에픽게임즈는 이번 GDC에서 언리얼엔진4의 최신 버전과 이를 적용한 모바일게임 데모 시연을 준비하는 등 올해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언리얼엔진4는 모바일게임은 물론이고 콘솔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임을 고품질로 개발할 수 있도록 구현돼 있다. 올해부터 언리얼엔진4를 적용한 게임들이 등장할 전망이어서 기존 시장에서의 명성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이을지 눈길이 쏠린다.

하복도 지난해 공개한 모바일게임 통합 엔진 ‘프로젝트 아나키’를 앞세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파고든다. 지난해 베타버전을 공개했으며 새로운 개발 도구를 통해 더 편하면서도 고품질의 모바일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 엔진에서 구현했던 PC게임 수준의 고품질 그래픽을 모바일에서 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모바일게임 엔진시장을 50% 이상 점유한 유니티는 2D 개발툴을 공개하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 현직 개발자는 물론 대학생 교육에도 공을 들이며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한 시장을 확대·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게임엔진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게임 수준의 그래픽과 게임성을 갖춘 모바일게임 대작들이 다수 쏟아지는 만큼 관련 엔진 시장에서도 고품질을 구현하는 경쟁이 지난해보다 더 치열해질 것 같다”며 “특히 온라인게임 엔진 기술 기업들이 유니티에 대항해 모바일에서도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노력하고 있어 앞으로의 변화를 지켜볼만 하다”고 말했다.

엔진시장이 외산 중심 구도로 흐르면서 우려도 커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체 엔진 개발까지 포함한 개발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한정적”이라며 “모바일게임이 개발될 수록 외국엔진만 팔아주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학계 관계자는 “영세한 개발사나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모바일게임 개발을 시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연구소나 대학과 공동으로 엔진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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