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삼성, 협력 확대하나…차량IT사업부장에 황승호 전 삼성 부사장 영입

현대자동차가 삼성 출신 고위 인사를 잇따라 영입, 국내 완성차 및 전자업계 간 협력 확대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두 명의 삼성전자 출신 부사장을 영입했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차량 IT 및 전기·전자 개발과 관련해 LG 인력을 주로 수혈해 왔다는 점에서 확연히 변화된 추세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및 전자 산업을 대표하는 두 그룹 간 협력이 확대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4일자로 신임 차량IT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에 황승호 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선임했다.

황 부사장은 곽우영 부사장의 후임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텔레매틱스 개발 및 서비스 부문을 총괄한다. 차량IT서비스사업부는 그룹내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현대차 ‘블루링크’와 기아차 ‘유보’ 시스템을 전담한다. IT와 융합한 차세대 커넥티드카 개발의 핵심 조직이다.

황 부사장은 지난 2006년 삼성에 합류한 이후 삼성종합기술원 전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또 지난해 삼성전자 퇴직 직전까지 ‘M&C(모뎀&커넥티비티)사업팀’을 이끌었다. M&C사업팀은 통신용 모뎀을 비롯해 블루투스 등의 통신 솔루션을 개발하는 팀으로 차량의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반 기술로 꼽힌다. 특히 황 부사장은 1996년부터 10여년간 미국 실리콘밸리의 통신 솔루션 개발 업체 실리콘이미지에서도 근무한바 있어 이 분야의 풍부한 개발 경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황 부사장의 영입은 텔레매틱스 기술 개발 및 서비스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노하우를 접목하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전자제어 및 차량용 반도체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에도 삼성 반도체 기획통인 김재범 부사장을 영입한 바 있다. 그룹 차원의 자동차 IT 융합 및 전기·전자 내재화에 삼성식 혁신을 도입하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차량 IT 및 전자 개발과 관련해 LG 출신 인력을 주로 수혈해 왔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와 삼성 그룹 간 미묘한 긴장으로 막혀있던 인사 교류가 활발해짐으로써 향후 양 그룹 간 협력 관계에도 변화가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 세부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임 차량IT서비스사업부장이던 곽우영 부사장은 겸임하던 연구개발본부 차량IT개발센터만 맡게 됐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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