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체들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빠른 성장세에 맞서기 위해 고부가 제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SSD보다 용량은 크고 가격이 저렴한 장점을 앞세워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 최근 HDD 3.5인치 단일제품 최대 용량은 4테라바이트(TB)로 10만원대 후반인 반면에 SSD는 대용량일수록 비싸 3.2TB 제품은 2000만원이 넘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DD 업체들은 특히 대용량 데이터 수요가 큰 기업용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히타치글로벌스토리지(HGST)는 올해 헬륨충전 밀폐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 영업에 나섰다. 기존 제품보다 전력 효율과 냉각 등에서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대규모 데이터 센터에 공급을 추진 중이다. 씨게이트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 고객 맞춤형 솔루션으로 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도 기존 HDD 제품보다 가격이 20~30% 가량 높은 고부가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WD는 개인용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신제품 외장 하드를 올해 주력 상품으로 출시했다. 이 밖에 HDD의 단점인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SSD와 접목시킨 2.5인치 TB급 용량 제품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SSD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94억달러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SSD 평균판매단가(ASP)도 지난해 144달러에서 올해 10%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보급 확산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SD의 확산 속도가 빨라 HDD 업계는 고부가 제품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다양한 기능을 접목한 고부가 제품이 시장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