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의 스마트그리드 조직꾸리기 작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조직을 갖췄던 통신사는 사업성을 이유로 최근 조직을 축소한 반면, 지난해 조직을 없앴던 통신사는 올해 다시 부활시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는 최근 스마트그리드 조직을 축소했다. 반면 KT는 지난해 초 해체했던 스마트그리드 사업단을 다시 부활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T와 LG유플러스가 조직을 축소한 이유는 지난해 시작했어야 할 스마트그리드 거점 도시사업이 지연되면서 2010년 시작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이 지난해 5월로 종료된 이후 2015년까지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초 기대했던 전력재판매시장 개방이나 원격검침인프라(AMI)·전력수요반응(DR) 시장도 아직 미진해 민간 주도의 시장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KT는 스마트그리드가 전력망과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산업인 만큼 선투자를 통한 시장선점을 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됐다.
통신 3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에 추진하는 약 3000억원 규모의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에는 참여할 의사를 밝혀 올해 연말에나 스마트그리드 전담조직을 다시 조직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체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은 전력 사용 효율화인데 한전이 전력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에다 전력재판매나 DR시장 참여를 위한 제도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전력판매 경쟁체제 도입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목표만 세웠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액션이 없어 조직을 꾸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 정치권과 정부가 주도한 스마트그리드 행사에 KT 이외에는 민간 기업을 참여시키지 않은 것만 봐도 정부의 의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12일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과 이원욱 민주당 의원 등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스마트그리드포럼` 발족식에 산업부, 한국전력과 한국전력거래소와 학계에서 참여했지만 KT 이외에는 민간기업의 참여가 없었다. 이에 민간 주도의 스마트그리드 산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전에서 전력을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전기자동차 충전서비스나 전력을 판매할 때 지능형 수요관리(DR), 에너지관리서비스(EMS) 같은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이 분야만이라도 전력판매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