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동남극 테라노바 베이에서 우리나라 기념비적 행사가 열렸다. 우리나라 두 번째 남극기지이자 남극대륙 연구 전진기지가 될 장보고 과학기지 준공식이다. 1988년 문을 연 세종과학기지에 이어 26년만이다. 우리나라는 열 번째로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설기지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 29개국이 40여 개 기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최악의 기후환경 때문에 대륙에서 월동하면서 연구할 수 있는 나라는 14개 나라에 불과하다. 24개의 관측 장비와 연구동, 생활동 등 건물 16개 동을 갖춘 장보고기지는 최대 60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당분간 15명의 월동대원이 1년 내내 머물면서 과학 연구 활동 수행한다.
장보고기지 준공에 따라 그동안 세종기지가 전담하던 극지분야 연구도 나눠 맡는다. 남극 킹조지섬에 있는 세종기지는 해양환경, 연안생태 등 연안기반 연구에 집중하고 동남극 테라노바 베이에 자리 잡은 장보고기지는 빙하, 운석, 오존층, 극한지 공학 등 대륙기반 연구 전진기지 역할을 맡는다.
장보고기지가 들어선 동남극은 일 년 가운데 95일은 낮에도 해가 뜨지 않는 극야 시간대와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100일 동안 나타난다. 가장 가까운 미국 맥머도 기지와도 350㎞나 떨어져 있는 인간이 살기에 최악의 조건을 갖춘 오지 중 오지로 알려져 있다. 장보고기지를 일 년 가운데 5개월에 불과한 여름에만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장보고기지는 우리 기후 변화부터 첨단 과학을 응용한 다양한 응용과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발전의 터전을 만들어 나갈 도약대 역할을 하게 된다. 독자적인 남극 연구는 물론 선진국과 공동 연구가 가능해져 대한민국 극지연구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장보고기지 준공으로 우리도 세계 국가가 벌이는 남극 자원 쟁탈전에 우리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남극은 과학영토, 자원영토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개척해내야 할 핵심 지역이다. 천 년 전 해상왕국을 건설한 장보고 장군의 진취적 기상과 개척정신이 남극까지 뻗어 나왔다. 장보고기지가 우리나라 극지 탐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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