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오랜 협력사인 폭스콘이 구글과 로봇을 계기로 손잡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과 폭스콘이 로봇으로 자동화한 공장 건설을 논의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에서 로봇 부분을 지휘하는 앤디 루빈 수석부사장이 최근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을 만났다고 전했다. 제조 공정에 로봇 도입을 서두르는 폭스콘과 대규모 테스트베드가 필요한 구글의 이해가 딱 맞는다.
루빈 부사장은 궈 회장에게 폭스콘의 강력한 기계공학과 구글이 인수한 로봇 기술 연계를 제안했다. 구글은 지난해 로봇 연구팀을 만들고 미 국방부에 로봇을 공급하는 보스톤 다이나믹스 등 8개 기업을 인수했다. 구글은 로봇을 전자제품 제조에 이용해 완전 자동화를 노린다. 현재 대부분 전자 제조 공장은 인력에 의존한다.
폭스콘은 끊임없는 임금인상과 노동 환경 문제에 부딪히며 공장을 자동화하는데 관심이 높다. 폭스콘은 수백만이 넘는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공장을 짓고 고마진 제조 공장으로 거듭나려는 비전을 세웠다. 자동차와 의료 기기 등 고부가가치 상품 제조업체로 변화를 꾀한다.
한 분석가는 “폭스콘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제조 기업으로 구글이 새 로봇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구글이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것처럼 새로운 로봇 운용체계(OS)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로봇 OS가 자리 잡으면 IT 시장에서 구글 위치는 견고해진다.
완리 왕 CIMS증권 연구원은 “폭스콘이 로봇으로 공장을 완전 자동화하려면 구글 도움이 절실하다”며 “노동자를 대체하는 로봇은 IT 시장의 차세대 먹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뿐 아니라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도 미래 성장엔진으로 로봇 개발에 한창”이라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30분 이내 지역에 빠르게 택배를 전달하는 무인항공기 `드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첫 로봇 공장이 인도네시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궈 회장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10억달러를 들여 새 조립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궈 회장은 지난해 주주에게 향후 100만명의 로봇 노동자를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폭스콘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4000만달러를 들여 제조와 연구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MIT에 최신 제조와 자동화 기술을 배울 엔지니어도 파견했다.
구글이 인수한 로봇 기업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