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HTC, 저가 스마트폰으로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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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빠진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가 그동안 고집하던 프리미엄 전략을 포기하고 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전환해 활로를 모색한다고 로이터가 10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HTC는 지난해 하반기 처음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중저가폰 판매를 늘리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방향을 선회했다. HTC는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거대 스마트폰 제조사뿐 아니라 급성장하는 중국 경쟁사 샤오미에도 위기감을 느낀다. 중저가폰으로 지난 2년 간 이어진 판매 부진의 반등을 꾀한다.

왕쉐홍 HTC 회장은 최근 뉴욕에서 가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우리의 문제는 프리미엄 주력 제품에만 집중했다는 데 있다”며 “거대한 규모의 중저가 시장을 외면한 것이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600달러 이상 고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150달러에서 300달러(약 16만원~32만원) 수준의 중저가폰을 성장시장과 선진국에 동시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이하 가격대 시장으로는 진입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마케팅 활동도 강화한다.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HTC 원`은 호평 받았지만 판매 실적이 부진했다. 기술에 정통한 20~30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게 왕 회장의 주장이다.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TV 광고모델로 채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세계 시장에 공급되는 스마트폰 10대 중 1대는 HTC 제품이었다.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HTC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대로 곤두박질쳤다. HTC는 지난달 2분기 연속 운영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HTC의 저가폰 전략에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라우라 첸 BNP파리바 분석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지만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HTC의 근본적 문제는 고객을 잡아 끄는 매력적인 제품이 없다는 데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