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 소재 업계 성적표 열어보니..케미칼 부진, 고기능 소재가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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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악화와 원화 강세 등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국내 화학·소재 업계가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의 실적이 정체에 머물렀지만 고기능성 첨단 소재 사업을 거느린 일부 업체는 선방해 희비가 엇갈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화학·소재업체들의 케미컬(석유 화학) 사업은 지난 4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했으며 심지어 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은 올랐으나 수요는 줄었다. 케미컬 제품은 소비재·산업재 등 모든 산업에 고르게 들어가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어진 세계 경기 침체 여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7040억원에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 손실을 내기는 10여년만이다. 지난 4분기 가동률은 90%에 육박했으나 갑작스러운 원재료 인상분을 판가에 반영하지 못했고, 경기 침체 여파로 저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생산한 탓이다.

LG화학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3%가 감소했다. 3분기까지만 해도 전반적인 제품 가격 인상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으나 4분기 업황은 갑자기 악화됐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원화 절상 등 경영 환경 악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4분기에 2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 케미컬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이들 주요 화학·소재 기업들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다소 명암이 갈렸다.

정보전자소재 부문과 전지 사업이 모두 부진했던 LG화학은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0.5%, 영업이익은 8.8%가 줄었다. 제일모직 전자재료 사업도 일부 성과는 있었으나 실적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 매출은 4.1%가 늘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은 18.6%가 떨어졌다.

반면에 SKC는 필름 사업 선방으로 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방 산업인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과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린 결과다. 화학 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의미있는 결과다.

에너지 고효율 건축 자재와 자동차 소재 등 고기능 소재 사업에 초점을 맞춘 LG하우시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9.2%, 영업이익은 102.3%가 각각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제일모직 송재국 전사경영지원팀장은 “글로벌 IT 경기 침체와 환율 하락, 노발레드 인수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1분기에는 원자재 가격 보합세와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 2013년 실적(단위:억원)

자료:각사 종합

국내 화학 소재 업계 성적표 열어보니..케미칼 부진, 고기능 소재가 살린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