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친밀해지고 싶다면 동네 교회를 찾아라
중소기업 영업 책임자에게 가장 친하고 싶은 이가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고객사 구매담당 임원이 1순위일 것입니다. 고객사 사장이나 구매담당 임원과 끈끈한 친분은 곧 그 사람의 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고객사 임원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성당과 같은 종교 시설이죠. 특히 시설이 작은 동네 교회나 성당은 신자들 사이의 친밀도가 더 높을텐데요. 그래서인지 삼성전자 사업장이 몰려 있는 수원·동탄·화성·용인 지역의 작은 종교 시설들이 주 공략 대상으로 떠오른답니다. 작은 시설일수록 마주치는 일도 잦아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일
소재부품가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이 공존합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싸우는 품목도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대기업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또는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 업종에 직접 뛰어드는 경우도 있는데요. 중소기업 A가 딱 그런 사례입니다. 그런데 대기업과 경쟁하는 것보다도 더 힘든 게 있었다는 데요. 그것은 바로 편견이랍니다. 경쟁이 되겠냐며 사업을 당장 접으라고 말리는 주주들도 설득해야 하고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느라 진땀을 뺐다고 합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곤 합니다. 그만큼 규모로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상대지만 다윗과 골리앗이 그랬듯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사랑.
애플은 제조를 하지 않는 회사입니다. 그렇다고 제조 기술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대해서는 전문 기업보다 더 전문가가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애플은 협력사의 디스플레이 개발과 생산에 상당히 깊숙히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 데요. 일본 디스플레이 기업 B사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당시 업계의 관심이 쏠렸던 B사의 기술에 대해 당사자들과 회의를 하는 일이 잦았다는 데요. 애플과 B사는 물론 관련 협력업체들까지 함께 모이는 자리에 가장 많은 인원 수를 차지한 것은 바로 애플의 디스플레이 전문가들 이었다고 합니다. 실제 생산을 하고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들보다 애플의 담당자 숫자가 더 많았다니, 애플이 제조 기술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짐작이 갑니다.
○…회사 조직은 인체의 장기, 다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
소재부품업체 사장 중에는 엔지니어 출신이 많습니다. 기술 하나로 회사를 일으켜 중소·중견기업으로 키운 것은 대단한 일이지요. 문제는 엔지니어 출신 사장들이 고집도 세고, 편견도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보통 연구개발(R&D)·영업 등 핵심부서만 중요시하고, 나머지 지원 부서는 돈만 쓰는 조직이라는 편견이 강합니다. 연 매출이 몇 천억원에 달하는 회사에 가보면 한 명의 직원이 홍보·IR·기획·전시 등 온갖 잡무를 맡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장에 불이 나거나 언론에 안 좋은 회사 소식이 나오면 뒤늦게 지원 조직의 중요성을 깨닫죠. 경영학에서는 회사 조직을 인체에 자주 비유하는 데요. 사내 조직은 인체의 장기처럼 나름의 역할이 있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고루한 편견을 고집한다면 회사가 얼마나 지속될까요.
소재부품가 뒷 이야기는 소재부품가 인사들의 현황부터 화제가 되는 사건의 배경까지 속속들이 알려드립니다. 매주 월요일 소재부품면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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