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특정 소재 의존도 낮추기 돌입...판가하락과 수급 안정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삼성전자가 커버유리·터치 센서 필름·블루필터 등 핵심 소재 의존도 낮추기에 돌입했다.

대다수 부품 공급처가 다변화돼 있는 것과 달리 일부 소재는 여전히 특정 업체에서 독점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재 독점 구도를 깨뜨려 스마트폰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공급 부족 사태를 막는다는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선보이는 태블릿PC용 터치스크린패널(TSP)에 메탈메시·탄소나노튜브(CNT) 등 신물질을 잇따라 적용한다. 일본 닛토덴코가 독점 공급하는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닛토덴코가 ITO 필름을 독점하면서 과거 몇 번이나 공급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LG화학까지 1차 벤더로 등록하면서 ITO필름 공급처 다변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어떤 경쟁사도 아직 닛토덴코의 품질 수준을 따라잡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메탈메시·CNT 등 ITO 대체 소재를 지렛대로 닛토덴코 의존도를 낮추고, 판가 인하 압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커버유리 원판 소재 다변화에도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전기초자(NEG)와 손잡고 4~5인치대 중저가 스마트폰용 커버유리를 공급받기로 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태블릿PC용 커버유리를 코닝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코닝은 삼성전자와 애플에 커버유리 원판인 `고릴라 유리`를 공급하면서 고수익을 누렸다. 삼성전자는 NEG를 커버유리 공급 업체로 끌어들여 수급 불안을 방지하고, 원판 유리 가격 하락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고화소 카메라모듈에 쓰이는 블루필터 공급처도 늘린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인 옵트론텍이 공급하는 블루필터를 대부분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 나노스·엘엠에스 등 신규 업체들을 1차 벤더로 등록했다. 공급 업체가 늘어나면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가격도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블루필터는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이 고도화되면서 각광받게 된 소재다. 800만 화소 이상 카메라모듈에는 광량을 높이기 위해 전면조사형(FSI) 이미지센서 대신 후면조사형(BSI)이 쓰인다. BSI 이미지센서는 많은 빛을 받아들이지만, 사진에 푸른 빛깔이 생기는 광학적 왜곡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루필터가 필요하다. 스마트폰·태블릿PC에 고화소 카메라가 쓰일수록 블루필터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특정 소재 업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품질을 어느 정도 양보하면서까지 구매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던 일부 협력사들도 앞으로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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