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불황으로 지난해 한국거래소 실적이 통합 거래소가 출범한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2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2% 줄어든 350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거래소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2005년(1113억원)과 2006년(1075억원)에 1000억원을 살짝 웃돌다가 매출액이 4000억원대로 불어난 2007년(2074억원)에는 2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에는 매출 급감과 함께 영업이익도 73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 후 2009년 1352억원, 2010년 1649억원, 2011년 1722억원 등으로 3년째 늘었지만 2012년엔 거래 부진이 시작되며 729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는 줄지만 3000억원을 소폭 웃돌며 2008년(2965억원)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실적 부진은 증권업 불황이 길어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상장주식 거래량은 하루평균 7억2346만주로 2004년(6억5981만주) 이후, 거래대금으로는 하루 5조8170억원으로 2006년(5조1660억원) 이래로 각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2012년 5월부터 거래수수료를 종전보다 20% 내린 조치도 이익이 줄어든 배경이 됐다. 거래소 매출 중에 거래수수료 비중은 70~8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회원 증권사 배당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 규모는 2010년 812억원에 달했으나 2012년에는 319억원으로 급감했다.
거래소는 수수료 위주 수익구조 때문에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시장정보 판매사업이나 한국형 자본시장 인프라 수출을 늘려 수익구조를 다각화할 예정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