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래는 벤처에 달려 있습니다. 기업가정신을 가진 벤처 창업자가 많이 나와야 시장에 생기가 돌고 생태계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영실 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원 교수(54·벤처경영학과)는 “변변한 자원이 없는 대한민국에서 믿을 건 결국 인재밖에 없다”며 “현장에서 재교육이 필요 없는 실무형 벤처 인재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원은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유일의 벤처 교육 전문기관. 설립 목적 자체가 아예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벤처 전문인력 양성이다. 호서대는 설립자인 강석규 전 총장이 `창업이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끈다`는 신념으로 학교를 만들 정도로 창업에 특화한 대학이다. 호서대와 함께 벤처대학원은 최근 `벤처 부활`을 기치로 내건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대외협력부장을 겸임하는 김 교수는 “모험과 도전정신이 충만한 인재 양성을 위해 현장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원은 벤처경영, 정보경영, 융합공학 3개 과가 있습니다. 모든 과정 자체가 창업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능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설립했습니다. 특수대학원 성격상 학생은 대부분 직장인이고 수업은 야간에 이뤄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현장 견학과 실습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맡고 있는 벤처경영학과만해도 직접 방송 스튜디오를 방문하고 시나리오를 써서 스마트폰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보게 하는 등 모든 게 현장 중심입니다. 학생도 딱딱한 이론 보다는 직접 참여하는 실습을 환영합니다. 미숙하지만 본인이 만든 프로그램에 재미를 느끼고 보람있어 해 교육 효과도 훨씬 높습니다.”
김 교수가 현장을 강조하는 데는 경력과 무관치 않다. 그는 학교에 몸담은 지는 채 1년이 안 된 새내기 교수다. 방송국을 시작으로 콘텐츠제작사 등 줄곧 기업에 있다가 지난해 초에 호서대로 옮겼다. 지금도 교수보다는 오히려 `방송인`이라는 타이틀이 더 자연스럽다. 1981년 KBS에 PD로 입사해 잠시 호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1991년 귀국해 KBS 라디오에서 `지구촌 오늘` `라디오 24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어 2003년에 KT스카이라이프를 거쳐 콘텐츠 제작업체인 한국HD방송 방송본부장을 맡았다.
“지난 30년 동안 호주에 잠시 떠나 있던 시절을 빼고 대부분 방송과 관련한 업무였습니다. 방송이 전부였고 후회 없이 직장생활을 보냈습니다. 회사에 있을 때와 비교해 치열함은 덜하지만 학교도 보람이 있습니다. 기업에서 배운 경험과 노하우가 모두 학생을 가르치는데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특히 KT스카이라이프와 한국HD방송 시절을 잊지 못한다. 국내에서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던 HD·3D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앞장섰다. 2004년 자체 제작 HD프로그램 `세계의 축제`를 시작으로 800시간의 HD 콘텐츠를 제작했다. 3D콘텐츠는 물론 스카이라이프에 전용 3D채널을 만든 주역이다. HD방송 시절에는 `채널N` `HD원`에 이어 IT 전문채널 `채널IT` 개국 등을 주도하며 불과 1개였던 채널을 7개까지 늘려 놨다.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김 교수는 “인생 1막이 방송 쪽이었다면 2막은 학교지만 전혀 다른 분야가 아니다”라며 “기업 현장에서 배운 노하우가 실제 학생을 가르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오직 `학생` 말고는 다른 생각이 없다”며 “벤처 생태계에 필요한 경쟁력 인재를 길러내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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