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가 부족한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설치와 유지보수 등 하드웨어(HW) 서비스 조직도 컨버지드(융합)로 가져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서버·스토리지 등 다양한 이기종 HW의 서비스 조직을 통합 운영해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태식 한국HP 스토리지사업부 상무는 23일 개최된 `컨버지드 스토리지 제품군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유지보수 등 서비스 체계도 컨버지드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버·스토리지 등 유지보수 인력을 통합해 필요한 상황에 따라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한국HP는 지난해 말 출시된 컨버지드 스토리지를 활용, 저조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기업군을 공략하기 위해 파트너 기업이 아닌 한국HP 소속 서비스 인력이 필요하지만, 한국HP는 지난 1~2년간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스토리지업계 관계자는 “대형 전자와 통신사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파트너 인력이 아닌 해당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규 소속 인력을 상주시키는 유지보수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한국HP의 부족한 인력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비스 인력 부족에 대해서는 한국HP도 인정했다. 고인상 비즈니스크리티컬시스템사업본부 부장은 “유지보수 등 서비스 체계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컨버지드 전문 파트너와 소프트웨어(SW) 등 영역별로 전문 파트너를 영입,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경쟁사인 EMC의 상주 서비스 인력 운영 방식에 대한 이례적으로 공개 비판해 이목을 끌었다. 고 부장은 `HP 스토로지 신제품 발표`를 통해 `기업의 스토리지 인프라 혁신의 걸림돌-E사`라는 제목으로 EMC가 한국 시장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 부장은 “EMC가 고객사에 상주 서비스 인력을 배치해 고객에게 전달돼야 할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며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야 할 기업들이 EMC 정보만 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EMC가 국내 시장에서 삼성과 LG, 금융권으로부터 얻은 높은 수익을 가지고 다른 시장에서 저가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시장을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아키텍처와 사용·관리 복잡성을 상주서비스로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국EMC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공식 답변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