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우주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Photo Image
류장수 AP우주항공 대표

정부가 국가 우주개발사업 비전을 밝힌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우주인 사업이나 나로호 발사와 같은 대형 우주개발 사업에서 모인 국민의 관심을 발판으로 우주개발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세부 로드맵이 담겼다. 우주 사업을 주업으로 삼는 나는 우주개발에 민간이 적극 참여하는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인 `우주개발 산업화 전략`에 주목한다.

우주기술이야말로 창조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이상적인 분야이자 미래 국가경제를 이끌어갈 핵심전략이며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게다가 우주산업은 `우주경제(Space Economy)`라고 불릴 만큼 산업·경제·기술적 파급 효과나 신산업, 고용 창출 잠재력도 크다. 우리가 진정한 우주강국, 국민소득 4만달러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주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중장기 계획은 단기적으로 지구궤도 중심의 우주개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구관측과 통신방송 용도의 위성개발, 이를 궤도에 투입할 우주발사체의 자력 개발이 핵심이다.

우리나라 위성기술 수준은 세계 5~6위 권으로 평가받는다. 지구 관측위성은 1990년대부터 국산화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이젠 국내개발 비용이 외국에서 사오는 가격과 비슷하다. 더욱이 관측위성의 생명인 영상 해상도는 70㎝ 이하 급으로, 선진국이 기술 유출을 우려해 관련 부품의 수출을 금지한 영역이다.

위성 산업은 국내 수요 충족뿐 아니라 해외 수출을 추진해야 한다. 관측위성에 이어 시장 규모가 큰 정지궤도위성, 탑재체 기술 수준을 시급히 높여야 한다. 산업체가 위성 주요 구성품의 국산화 개발에 참여해 시장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에는 위성 관련 산업체가 적고 그나마 초창기 단계여서 개발 품목이 많지 않다. 기업 경쟁을 유도해 기술을 끌어올리는 방식보다는 기업이 최소한의 채산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전문기술 확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기업 규모와 여건에 따라 총괄체계 업체, 전문 업체, 단품공급 업체 등으로 분류해 육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는 이미 우주산업에 필요한 전자, 기계, 조선, 자동차, 화공 등 주변산업 분야에서 충분한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우주선진국을 추격해 우주산업 수출국가로 부상할 수 있다.

우주발사체 기술 확보를 위해서도 민간 산업체 역할이 중요하다. 발사체 확보는 국가 안보 등 전략적인 목적 외에도 산업적 가치가 높다. 최근 세계 위성발사 서비스의 용역비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고 있다. 러시아 등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조해 비교적 싼값에 세계를 공략해 왔으나, 이제 남아 있던 미사일이 바닥나며 자연스레 비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와 유럽 발사체가 과점한 세계 위성발사 용역 시장에 스페이스X 등 미국 민간업체가 뛰어들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일본이나 중국 등 우주 선진국도 시장진출을 노리고 있다.

우리는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발사체를 개발 중이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민간 산업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효율적이면서 가격경쟁력이 충분한 발사체를 개발해야 세계 시장에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우주 산업은 우리나라의 분명한 차세대 먹거리다. 국가 주도로 추진해 오던 우주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꿔 민간이 적극 참여하는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세계적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갖춘 우주기업을 육성해 이들이 세계에 나아가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것이 우주기술 산업화 전략이다.

그동안 조선이나 반도체, 자동차, 전자 등이 경제발전을 이끈 원동력이었다면 이제 우주산업이 창조경제의 기반이다. 우주산업이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여는 핵심 산업이 되도록 다 함께 힘을 쏟아야 한다.

류장수 AP우주항공 대표 jsryoo@apsi.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