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도도 디자인 배워야”…융합인재 과정 인기

# 지난해 12월 20일 경기도 양평 오커빌리지 내 대강당. 건국대 공과대학과 정보통신대학 등 공과계열 학생 20명이 모였다. 공학도지만 두꺼운 전공서적 대신 인문학 책이 손에 들려있다. 이들은 팀별로 `근대의 역습(오창섭)` `마케팅 불변의 법칙(알리스, 캑 트라우트)` 등 인문사회 계열 서적을 읽고 콘텐츠를 재구축해 포스터를 제작했다. 책에 나와 있는 핵심 내용을 발표 자료로 시각화한 것. 이성수 건국대 공학교육혁신센터장은 “공학도로서 필수적인 설계 역량을 키우고 창의적인 디자인 필요성과 역할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만들었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올해 이 캠프 과정을 확대·개편해 정례화한다.

Photo Image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대학이 융합 인재 양성에 사활을 걸었다. 한 분야 지식만으로는 기존의 것을 혁신하기 힘든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학 분야에서 융합이다. 최근 공학도에게 디자인이나 경제경영 지식을 교육하는 과정을 속속 개설하고 있다.

올해 서울대는 공과대학생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함양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3학점짜리 정규 수업으로 개설한다. 지난해 2월, 8월 2차례에 걸쳐 진행한 `스탠퍼드 스타일 워크샵`이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강의는 미국 스탠퍼드대 디자인 스쿨 교육 과정을 압축한 것으로 실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이를 시제품으로 연결시키는 법을 배운다. 공학교육혁신센터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통해 현업에 도움이 될 만한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는 최근 미래융합기술연구원을 `글로벌융합기술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ICT와 디자인, 사회과학 분야의 융합 연구 교육을 확대키로 했다. 성균관대는 올해 `휴먼정보통신기술 융합학과`를 신설한다.

정부는 추세를 반영해 공학 전공자를 대상으로 디자인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12년 기준 14개였던 융합형 디자인 대학도 2015년까지 30개로 늘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디자인 산업융합 전략`을 발표하며 융합 인재를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지난해부터 소프트웨어 복수 전공과 소프트웨어부전공 프로그램 선도대학 3곳을 선정해 지원 중이다. 학사 과정부터 교육을 통해 화학적인 융합을 시도하기 위해서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