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2호기는 10일 오후 10시부로 계통병입이 완료됐습니다. 오는 14일 오전 6시부터는 100% 출력에 도달할 예정입니다. 원전 3기 가동을 통해 국민 신뢰를 되찾고 반전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전에서 조석 사장이 기자에게 던진 첫 마디다. 안전에 또 안전을 더하겠다는 조 사장의 환영사에서 그동안 겪은 마음고생을 엿볼 수 있었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로 가동이 중단됐던 원전 신고리 1·2호기 발전소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신고리 2호기 주제어실(MCR) 직원들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눈빛으로 읽을 수 있었다. 주제어실은 5명이 1조를 이뤄 1일 3교대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과는 달리 원자력발전은 출력을 조금씩 높이며 갖가지 안전성 검사를 하기 때문에 평균 30시간이 지나서야 100%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 9일 가동을 시작한 신고리 2호기가 14일 오전 6시에 출력 100%에 도달할 수 있는 이유다. 신고리 2호기는 12일 오전 10시 현재 원자력 출력이 33%에 이르고 있다.
이날 기자들과 함께 신고리 2호기를 찾은 조 사장은 “이들 원전 3기는 지난 7개월간 철저히 준비한 끝에 재가동에 돌입했다”며 “신고리 3호기도 당초 계획대로 1년 내 케이블을 교체해 내년 6월 준공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제어실을 나와 고리본부 전망대에 오르니 국내 기술로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를 포함해 8기의 원전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파트 25층 높이에 달하는 돔 형태의 격납건물은 회색빛의 콘크리트 맨살이었다. 외벽을 보기 좋은 색으로 칠하지 않은 이유는 격납건물의 미세한 균열 등을 육안으로 관찰하기 위한 것이다. 신고리 원전은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외곽벽을 120㎝ 철근콘크리트로 둘러쌌다. 원전 돔 내부에는 두께 25㎝의 탄소강을 설치했으며 외벽·원자로용기·피복관·펠렛 등 총 5중 방호벽으로 쌓여 있다.
터빈건물에 들어서자 발전기를 돌릴 증기가 모이는 고압과 저압터빈이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돌아가고 있었다. 이들 터빈은 초당 30바퀴, 분당 1800바퀴를 회전하면 전력을 생산한다. 생산전력은 200만㎾로 서울시 전체 가구가 사용하고도 10%가 남는 양이다.
현재 고리본부는 총 6기의 원전을 운행 중이다. 이들 원전 발전량 비중은 국내 총 발전량의 7.4%에 해당한다.
우중본 고리원전본부장은 “사실 신고리 원전이 정지된 뒤 고리 직원들의 시계는 지난해 5월 29일 오후 5시에 멈춰 있었다. 지난 7개월에 시간은 그야말로 7년보다 더 길었다”며 “원전 안전성 확보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