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성공 확률을 높여라!”
초기 창업이나 기업을 단기간 성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가 벤처보육을 위한 인큐베이터 전략의 보완책으로 뜨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이 창조경제시리즈 두 번째 보고서로 내놓은 `액셀러레이터 국내·외 현황 및 운영사례 분석(김주성·홍다혜·권보람)`에 따르면 `액셀러레이터`가 새로운 창업지원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Y-컴비네이터`나 `500스타트업` `테크스타즈` 등이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미약하긴 하지만 조직이 있다.
액셀러레이터는 기술 창업을 지원하는 새로운 유형의 창업지원 프로그램(기관)이다.
지난 2005년 유명 벤처 투자자인 폴 그라함이 설립한 액셀러레이터 기업 Y-콤비네이터(Y-Combinator)를 시초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액셀러레이터`는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지만 경쟁적인 지원 절차를 거쳐 선발한다. 3~6개월 동안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수준 높은 멘토링을 제공한다.
미국의 `테크스타즈`는 지난 2012년 뉴욕에서 시행한 프로그램에서 지원자 1500명 중 14명, 단 1%만을 선발했다. 창업자 단기 양성사관학교로 불리는 이유다.
◇미국, 민간부문 중심 추진
액셀러레이터는 운영 주체에 따라 전문가 주도형과 대기업 주도형으로 나뉜다.
지난 2011년 오바마정부가 투자 및 창업 촉진을 위한 `스타트업 아메리카`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최근까지 대부분 민간중심으로 추진돼 왔다.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 창업에 집중돼 있다는 것도 미국 액셀러레이터 투자의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꼽는 Y-콤비네이터에서는 선발된 창업팀에 각각 1만1000달러를 기본으로 투자하며, 설립자 수 최대 3명에 3000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대신 창업기업은 2~10%의 회사 지분을 Y-콤비네이터에 나눠줘야 한다.
이들은 매주 저녁식사를 통해 창업자간 교류의 장을 제공한다. `오피스 아워`를 통해 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법적 절차, 제품에 대한 피드백, 언론사 및 투자자에 대응하는 가이드라인 등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마지막 3개월 시점에 실리콘밸리 투자자와 언론사, 대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데모데이`를 개최해준다.
또 SV엔젤(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주요투자자로 참여)로부터 별도 평가 프로세스 없이 15만달러까지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
지난 2005년 설립이후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간 300여 기업이 동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외에 플러그앤플레이, 테크스타즈, 엔젤패드, 허브벤처스, 액셀러레이트 랩스, 마이크로소프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나이키 플러스 액셀러레이터, 구글 포 안트러프러너, 뉴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15개 액셀러레이터가 민간 주도형으로 만들어졌다.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에 집중지원하는 `테크로프트`와 참가자들이 한 달에 65달러를 내고 장소와 기본적인 사무집기를 제공받는 `더 라이브러리`, 미팅룸과 산업 전문가의 멘토링을 1명당 54달러에 제공하는 `탑센터`, 프로그램 운영기간 중 3개월은 이스라엘, 1개월은 뉴욕에서 운영하는 `IDC 엘리베이터` 등이 있다. 창업기업에 1만~2만5000달러 정도 지원한다.
영국에서는 10여개의 액셀러레이터가 있으며, `시드캠프` 등이 1년 5만유로, `오픈펀드`는 3만~5만유로를 투자한다. 대신 지분은 8~15% 내외를 받는다. 공공펀드의 후원을 받는 `이그나이트 100`은 13주에 10만유로까지 투자한다.
◇국내에선 활동·투자 미흡
국내에는 다소 활동과 투자가 미진한 편이다. 패스트트랙아시아, 프라이머, 케이스타트업, 벤처스퀘어, 닷네임코리아, 스파크랩, 벤처포트, 벤처파트너스, 디캠프, 상생혁신센터, 뉴-스타트업 플랜 등이 활동하고 있다.
케이스타트업은 지난해 1월부터 앱센터운동본부 주관으로, 구글 창업지원팀(Google for Entrepreneurs), SK플래닛,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지원하고 있다. 구글 창업지원팀의 아시아 지역 첫 번째 액셀러레이터 파트너로 선정됐다. 컨설팅과 시드펀딩, 오피스 공간 제공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인사이트 벤처파트너스와 스토브릿지캐피탈, 노정석(현 아블라컴퍼니 대표), 신현성(현 티켓몬스터 대표)에 의해 설립됐다. 회사당 1000만~5000만원을 투자한다.
싸이월드 창업자인 형용준과 강희승(닷네임코리아대표)에 의해 운영되는 닷네임코리아는 초기단계 기업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설립한 벤처육성기관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10개의 창업팀과 벤처기업에 투자를 진행한다.
지난해 6월엔 중소기업청이 `뉴-스타트업 플랜`을 내놨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18개 창업선도대학 창업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활용하는 창업지원사업이다.
◇대기업 운영시 혜택 강화해야
액셀러레이터의 확산과 위상 강화를 위한 제언도 내놨다.
연구진은 프로그램 졸업 후 우수 창업팀을 엔젤 투자자나 크라우드 펀딩 포털에 우선 추천할 것을 주문했다.
또 대기업이 창업환경 조성에 나설 경우 실적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할 것과 정부 주최 토론회 및 간담회를 자주 마련할 것도 요구했다.
분야별 국책연구기관과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외에 정부 공인 우수 액셀러레이터 선정 및 지원, 통합 데모데이 개최, 메가포털 구축 등의 방안도 거론했다.
김주성 ICT전략연구실장은 “인큐베이터는 보통 20개월 이상 장기간 진행되는 것에 비해 액셀러레이터는 짧으면 3개월에 걸쳐 진행된다”며 “액셀러레이터는 기수별로 시작과 졸업이 함께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형은 정부로부터 일정 금액을 지원받음.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