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자원이 풍부한 중국 최고의 부자 도시 오르도스(鄂爾多斯). 중국 최대 석탄 생산량을 자랑하는 이곳은 네이멍구 자치구 사막 한 가운데 지어진 계획 도시다. 네이멍구 전체 석탄의 55.4%를 생산하고 있다. 석탄 의존도가 높은 만큼 오르도스는 중국 1위 전력 생산 도시이기도 하다. 계획 도시라는 명성처럼 중국 어디와 비교가 안될 만큼 거리가 깨끗하다. 오르도스 박물관 등 미려한 건물들도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좀도둑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땅은 넓고 자원은 풍부한데, 인구수는 적다. 8만7000㎢의 광할한 지역에 인구수는 고작 194만명에 불과하다. 인구 밀도가 높은 청두와 비교하면 면적이 7배가 넓은데 인구수는 6분의 1 수준이다. 1인당 GDP도 중국 최고다. 지난 2011년 오르도스의 1인당 GDP는 2만달러를 넘어 2009년 이후 중국 최고의 부자 도시 지위를 지켰다.
하지만 광업에만 의존하기에는 도시 건설 자체를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일까. 지난해에는 재정 위기가 발생했다. 석탄 가격이 폭락하면서 어려움을 더 키웠다. 이 때문에 오르도스의 매력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짓기에는 아직 꺼리는 모습이다. 더욱이 인력 자원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근래 들어 자국 기업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이 곳에 최첨단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을 지었다. 디스플레이 기업이 진출하면 부품과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들어간다. 오르도스 중서부에서 기름과 천연 가스가 발굴되면서 이를 사업화하려는 기업들도 줄지어 진출했다. 중국에서 베이킹 파우더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화학 업체와 캐시미어 업체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정부도 산업 인프라 고도화에 적극적이다. 오르도스와 베이징 간의 거리는 500km 정도. 고속도로를 이용해도 4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다. 고속도로를 추가로 구축 중이며, 고속철도 들어설 예정이다. 오르도스 공항에는 공항 물류 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현지 시장에 진출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교통 등 산업 인프라는 매우 좋은 편이지만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첨단 산업을 적극 유치해 인구 유입을 유도함으로써 도시 전체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