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제조업 로드를 가다]중국-④징진도시경제권/톈진 시칭 경제개발구

톈진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개발구인 시칭 경제개발구. 이곳은 톈진에서 전자 관련 기업이 가장 많이 밀집돼 있는 지역이다.

중국 국가신식산업부가 지난 2004년 톈진시를 9대 전자정보산업 기지 중 하나로 지정한 후 전자정보 산업은 시칭을 대표하는 주역으로 성장했다. 프리스케일·로옴·마쓰시타 등 전 세계 유수 전자 관련 기업이 이곳에 입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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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바이오·제약 기업도 많지만 외자 유치에서 전자 산업 비중은 절반 이상이다. 또 전자산업은 집적회로·모바일폰·전자소자·디스플레이의 4대 산업 클러스터로 나뉜다. 특히 완제품 조립 기업이 많다. 조립 기업이 많으면 협력사도 잇따라 진출하게 된다. 이곳에는 톈진의 대다수 패키징·테스트 업체, 전자소자 업체, 휴대폰 부품 업체도 모여 있다.

중국 전자정보 산업 발전은 곧 시칭 경제개발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1992년 성시급 개발구로 지정된 이곳은 현재 개발된 면적이 16.88㎢에 이른다. 향후 150㎢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시칭개발구는 빈하이 신구를 제외하고는 외자 유치 실적을 비롯한 각종 지표에서도 선두를 달리는 지역이다.

시칭 경제개발구 관계자는 “중국에서 산업 집중도가 가장 높고 활력이 넘친다”며 “투자 회수율 또한 최고인 특색 있는 전자산업 기지로 발전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곳에 둥지를 튼 국내 부품 기업은 대부분 완제품 기업을 따라왔다.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을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LCD 모듈 라인 등이 모두 이곳에 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37개사도 모두 시칭 경제개발구에 입주해 있다. 부품부터 완제품 조립,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산업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인건비가 매년 거의 20%씩 오르는 와중에도 사업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이라는 이야기는 그래서 나온다.

휴대폰 외장 케이스 사출과 도장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크루셜엠스도 비슷한 사례다. 삼성전자에 케이스를 공급하는 회사는 톈진에 위치한 협력사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 EMS 라인까지 포함하면 직원은 2500명에 이른다. 시칭에 진출해 가장 좋은 점은 고객사 적기 공급(JIT)이다. 케이스는 휴대폰 부품 중 부피가 크면서 물류 끝단에 위치하는 부품이다. 적기 대응은 사업의 생명과도 같다.

김현중 크루셜엠스 톈진법인 대표는 “케이스는 디자인은 물론이고 색깔과 질감이 바뀔 때마다 도장을 비롯한 모든 공정이 전부 바뀔 정도로 변화가 크다”며 “부품의 부피도 커 지근 거리에서 고객사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크루셜엠스는 톈진법인 투자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이엔드 제품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갖추고 자동화 공정까지 도입했다. 그 결과 지난 2012년 톈진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다섯 배가 늘었다.

최근에는 태블릿PC용 케이스 전용 라인인 2공장을 세웠다. 스마트폰용 케이스와 달리 태블릿PC용은 생산 공정이 완전히 다르다. 2공장에는 각각 350톤과 280톤 용량의 대형 사출기를 20대나 들였다. 하이엔드 제품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자 기존 공장도 새롭게 단장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도장 라인을 개조했다.

김 대표는 “협력 업체가 잘 구성돼 있어 원자재 등을 자체 조달할 수 있을 정도로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춰졌다”면서 “이제는 기술자를 중국에서 키워서 한국에 보낼 수준까지 됐다”고 설명했다.


톈진(중국)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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