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이차전지 진출, 기대와 우려 공존

한화케미칼의 중대형 이차전지 시장 진출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한화그룹의 주력사업인 태양광에 날개를 달 수 있는 선택이지만 아직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확대될지 시황이 유보적이기 때문이다.

태양광 분야 글로벌 시장 회복이 기대되는 새해에 이차전지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시기는 매우 적절했다는 분석이다. 공장 설립과 가동까지는 최소 1년여의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실제 시장 진입은 2015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한화케미칼이 강점을 갖고 있는 `ESS+태양광` 융합 모델 시장이 타깃이라면 활발한 수요 발생이 예상되는 2015년은 시장 선점에 최적기로 보인다.

해외시장 선점을 위해 그룹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한화가 `ESS+태양광`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사실과도 맞아떨어진다. 한화는 올 상반기부터 `ESS+태양광` 패키지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루프톱용 `ESS+태양광`의 실증을 통해 시스템 모델링 및 설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고위 관계자도 최근 한 에너지포럼에서 “단품을 개발해 경쟁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향후 대세가 될 ESS와 신재생에너지의 결합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며 융합사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바 있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태양광 수요가 많은 일본에서 한화가 선방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태양광 시장은 2012년 기준 2.1GW로, 세계 5위권이다. 2015년 일본시장 규모는 2012년보다 세 배 성장한 6.7GW로, 중국에 이어 2위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 같은 시장 성장세에 ESS를 결합한 모델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일본은 전기요금이 우리나라보다 두 배 이상 비싼 데다 가정용 ESS를 전자상가 양판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이미 열려 지속적인 산업 확대가 기대된다.

독일의 한화큐셀과 중국의 한화솔라원 적자폭이 점차 줄어드는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데다 한화가 전기차가 아닌 ESS용 배터리를 주 타깃으로 잡은 것은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은 이미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이 일본기업과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후발주자가 수요처를 발굴하기 어렵다. 과거 LG화학이 미국 홀랜드 공장 공장을 건설한 후 수요부진으로 오랜 기간 가동하지 못했고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제조공장을 세웠지만 가동률이 저조한 점이 이를 입증한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신재생에너지의 전반적인 성장과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원의 필수인 ESS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고가의 배터리가 주요 부품인 ESS의 경제성은 점차 해소되는 추세로 한화케미칼의 이차전지 소재 확대와 이차전지 전후방 사업 확대는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화케미칼이 기존 이차전지 기업들과 어깨를 견줄 만큼 기술력을 확보했는지가 관건이다. 이차전지 완제품 생산력과 가격경쟁력이 경쟁사에 뒤처진다면 태양광에 날개를 다는 것이 아닌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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