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3D프린터, 2014년 패러다임 전환 시작

새해 3D 프린터 패러다임 전환

올해 가장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았던 3D프린터가 시장 확대, 기술 발전, 관련 시장 성장으로 새해 본격적 성장기를 맞을 전망이다.

새롭게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뛰어들었고, 내년에는 플라스틱 수지 기반의 가정용 3D프린터에서 보다 견고한 산업용 3D프린터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보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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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도 발빠르게 금속 소재 3D프린터 기술 개발에 착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시장 확대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향후 3D프린터 제조 이외에도 3D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의 확장, 개발 지원 필요성도 한층 높아졌다.

◇중소·중견 코스닥 기업의 3D프린터 사업 진출

최근 국내 3D프린터 시장이 신도리코, 하이비젼시스템, TPC메카트로닉스 등 중견 코스닥 상장기업이 뛰어드는 등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향후 기술 보유 업체를 대상으로 국내 기업의 인수 합병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로킷, 오픈크리에이터즈, 오브젝트빌드 등 벤처기업이나 소기업에서 오픈소스 기반의 저가 가정용 제품을 보급하며 나선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그동안 국내에 산업용 3D프린터 제품을 제조하는 것은 캐리마나 인스텍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카메라모듈 자동화장비 세계 1위 기업이라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으로 3D프린터 제작에 뛰어들었다. 우선 고가의 외국산 3D프린터를 국산으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방식의 산업용 3D프린터 `큐비콘`을 선보였다.

원영규 하이비전시스템 이사는 “3D프린터 시장은 계속 커지는 시장이기 때문에 조기 진입하지 않으면 기술 및 인지도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국내 3D프린터 시장의 인프라 수준은 대기업이 참여하기 힘든 구조지만, 미리 시작해 나중에 대기업이 들어왔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이비젼시스템은 매출의 5~8% 상당을 연구개발(R&D)에 지속 투자해 2015년경에는 금속 3D프린터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공압기기 및 모션컨트롤 전문기업인 TPC메카트로닉스는 지난 10월 국내 3D프린터 제조업체인 애니웍스를 8억원에 인수하며 3D프린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TPC메카트로닉스는 3D프린터 제조 외에도 연관 콘텐츠 개발 및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의 토털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용우 TPC메카트로닉스 상무는 “새해에는 45억원의 매출을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고, 2015년에 100억원, 2016년에 180억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허 만료, 금속 소재 3D프린터 기술 개발 가속화

내년 2월경에는 세계 최대 3D프린터 기업 중 하나인 3D시스템즈가 보유한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기술관련 주요 특허가 만료될 예정으로 3D프린터 시장에 또 한 번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이에 미국, 독일 등 주요 장비 제조기업 이외에도 후발주자들의 R&D 및 특허 기술 확보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SLS 방식은 분말 형태의 플라스틱이나 금속에 레이저로 재료를 가열해 소결 또는 응고시키는 방식으로 높은 정밀도가 특징이다. 올해 FDM 방식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오픈소스 기반의 저가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나온 것처럼 SLS 방식을 응용한 제품의 개발 열풍 및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후발기업들의 경우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공개되거나 등록되는 특허들을 철저히 모니터링해 사업은 물론 특허 분쟁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IHS의 특허분석팀 박종화 전무는 사업화에 장애가 되는 특허를 사전에 심층 분석해 무효자료 조사, 회피 설계, 개량특허출원 등 대응안을 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LS 방식의 3D프린터 부상과 함께 금속소재 3D프린터 분야 기술 발전 및 응용 확대도 기대된다. 플라스틱 수지 기반의 단순한 제품은 이미 100만원대 이하 제품이 쏟아지면서 과당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금속 분야는 비용이 비싸고 기술이 까다롭지만 수억원에서 최대 수십억원대 제품으로 고부가가치 기술로 손꼽힌다. 그간 독일, 스웨덴의 장비업체들이 주도해왔고, 국내는 인스텍이 고출력 레이저빔을 이용해 금속 분말을 녹여 붙이는 금속 성형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강민철 한국마그네슘기술연구조합 상임이사는 “금속 분야 프린터는 자동차, 우주항공 등 고강도가 필요한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성장가능성이 높고 과당경쟁으로 부가가치가 급격히 떨어진 플라스틱 분야에 비해 유망하다”며 “향후에는 소재의 융·복합화가 전망되는 만큼 플라스틱 제품이냐, 금속 제품이냐 식의 이분법적 접근이 아니라 복합재료 등 기능성 재료 연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D프린팅 관련 시장의 성장 예상, 서비스 확대 요구

3D프린터 시장에서 한국은 올해 시장규모 200억원, 장비 보급률 2%의 세계 8위권으로 분류된다. 미국, 독일 등 세계적 기업이 자리잡은 국가와는 물론이고 3D프린팅 육성을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중국에도 밀리는 상황이다.

3D프린팅 시장은 실제 제품을 제조하는 3D프린터 장비 제조 외에도 스캐닝, 소재 개발, 지식 기반의 디자인, 의료, 제조업 전반의 다양한 응용이 기대된다. 과당경쟁이 이뤄지는 저가 장비 시장보다는 디자인 파일 공유 위주의 2차 서비스 산업의 더 큰 성장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3D프린터 기업들간 인수합병은 물론이고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SW) 제작 업체들을 인수, 합병하고 있다. 싱기버스(Thingiverse)나 쉐이프웨이스(Shapeways) 등 3D디자인 파일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인터넷 서비스 등은 3D 장비 제작업체들을 뛰어넘는 인수합병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세계 1위 3차원 스캐닝 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토종 3D 스캐닝 SW기업 아이너스기술이 미국 3D시스템즈에 인수됐다. 이 업체는 3D시스템즈의 한국법인으로 전환돼 최근에는 3D프린터 장비 판매는 물론이고 온라인 기반 3D프린팅 서비스 현지화를 주도하고 있다.

강민철 상임이사는 “이미 일본은 미국과 독일이 주도하는 플라스틱, 금속 성형 대신에 정부 주도로 모래 성형 기술의 3D프린터 개발을 산학연이 힘을 합쳐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도 단순히 3D프린터 장비 제조만이 아니라 전 산업분야를 아우리는 정부 차원의 발전전략이 하루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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