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공학과 등 대학교 소프트웨어(SW) 전공 교수에 대한 평가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정부가 대책 마련에 미온적이어서 개선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학계·기업은 그동안 수차례 정부에 대학교 SW 전공 교수의 평가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대학이 SCI(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급 학술지 게재를 주요 평가 항목으로 삼으면서 정작 SW 개발 등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대학원생들도 SW 개발보다 논문 작성에 주력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SW혁신전략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학계와 기업은 여러 차례 교수 평가방식 개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SW혁신전략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10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함께 모인 간담회에서도 관련 주장이 제기됐지만 아직 별다른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간담회 당시 김재홍 산업부 차관은 교수 평가가 논문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문제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교육부와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아직 산업부와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많이 듣고 있으며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대안 마련에 나선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SW 전공 대학 교수와 기업 관계자들은 일부 전공에 한해 SCI를 주요 평가 항목에서 제외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SCI 평가가 의무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학들이 SW 부문까지 다른 이공계 과목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실질적인 연구개발(R&D) 활동이 제한된다는 분석이다. SCI 대신 산학 협력 사례, 제품 개발 성과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SW산업 발전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사립대 교수는 “SCI급 논문 게재에는 보통 1~2년이 걸리는데 컴퓨터와 SW 분야에서는 이 정도 기간이 경과되면 이미 의미 없는 기술로 평가 받는 게 현실”이라며 “SW 분야는 실제 개발 성과, 기업과의 협력, 창업 사례 등을 기준으로 실적을 평가해야 국가 SW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