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의존도 심화...그룹 영업익 93%, 500대기업의 35%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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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단일기업의 영업이익이 삼성그룹 내 주요 14개 계열사의 93%, 국내 500대 기업의 35%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으로 삼성전자가 고성장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단일기업 의존도 심화는 삼성그룹이나 대한민국 경제에 모두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기준 매출액은 169조4160억원, 영업이익은 28조4737억원이다. 역대 가장 좋은 실적이다.

이는 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삼성 14개 계열사(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SDS·삼성엔지니어링·삼성전기·삼성정밀화학·삼성중공업·삼성테크윈·삼성토탈·에스원·제일기획·제일모직·호텔신라) 전체 매출액의 70%, 영업이익의 93%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른 대기업을 포함해 500대 기업으로 범위를 넓혀도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 35%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4분기에 계절적 성수기를 맞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길 것이란 예상이 많다. 연간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그룹과 국내 재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최고기업으로 고성장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다만 삼성과 국내 재계 전반에서 단일기업 의존도 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재계 일부에서 `삼성그룹`이 아니라 `삼성전자그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해 삼성전자를 제외한 13개 주요 삼성계열사의 매출액은 71조46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늘었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2조1355억원으로 61%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영업이익 기준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정밀화학이 적자로 전환됐고, 삼성SDI와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은 모두 2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건전성 차원에서 삼성그룹이 주력 전자산업 경쟁력은 유지하는 가운데 신산업 발굴과 투자확대로 삼성전자라는 단일기업 의존도를 낮춰가야 한다”며 “최근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CEO로 삼성전자 출신을 배치하는 등 성공DNA의 전 방위 확산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했다.

국내 500대 기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55조4512억원, 79조313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 감소했다. 여기서 삼성전자의 매출과 이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폭락 수준에 가깝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전자와 자동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철강·조선·건설·화학 등의 영업환경이 매우 좋지 않다”며 “대기업 전반의 실적부진과 재무구조 악화가 내년 이후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 효과`로 우리 경제 외형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재계 전체적으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노키아가 세계 휴대폰시장 50%를 차지하고 핀란드 정부 예산보다 많은 매출을 올릴 때도 있었지만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는 신세가 됐다”며 “우리 경제도 삼성전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탈피하고, 산업 전반의 체질 강화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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