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브로커에 `떨이`로 넘겨진 SC·씨티은행 `고객`

사상 최대 규모의 고객 금융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검찰과 금융당국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외국계 은행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고객 대출 정보 13만여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창원지방검찰청은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한국SC은행 외주 IT업체 직원 40세 이모 씨와 씨티은행 차장 37세 박모 씨 등 은행 관련 직원 2명과, 대출모집인 3명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 SC은행 외주 IT업체 직원 이 씨는 지난 2011년 10만3000여건, 씨티은행 차장 박 씨는 지난 4월 3만4000여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빼내 대출모집인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유출된 고객 정보에는 이름은 물론이고 휴대전화번호, 대출금액과 직장명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불법 사금융이나 보이스피싱 등에 악용될 가능성도 높다.

검찰이 대출 모집인들로부터 압수한 USB에 저축은행과 캐피털, 카드회사 등 또 다른 금융기관에서 유출된 고객정보 300여만건을 추가로 발견함에 따라 이후 검찰 수사가 금융권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금융권 고객정보를 거래하는 전문 브로커도 확인한 만큼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를 내부 직원 유출로 추정하고 있지만, 해킹을 통한 가능성이 있는지도 면밀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송현 금감원 IT감독국장은 “정보유출 경위와 내용 등에 관해 해당 부처와 모니터링을 함께 하고 있다”며 “해킹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부처인 일반은행 검사국은 SC은행과 씨티은행에 사고 경위 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상구 금감원 일반은행 검사국장은 “해당 은행에게 자체 점검을 통해 사고 경위에 대해 보고하라고 지시를 내렸고, 곧 보고서를 검토해 검찰결과가 나오는데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C은행 관계자는 “자체 진상 조사에 착수했고, 한치의 의혹 없이 경찰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도 “현재 고객 정보 유출에 연루된 직원은 한명이며, 당국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강경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SC은행은 이번 정보 유출로 막대한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앞서 SC 본사는 지난 5일 싱가포르에서 고객 자료 유출 사태에 휘말린 상태다. SC의 프라이빗뱅킹(PB) 부문 고객 647명의 월별 명세서가 후지 제록스 프린터 서버에서 유출됐다. 정보 유출에 연루된 한국씨티은행도 영업 부진으로 지점 10% 정도를 최근 폐쇄해 고객 정보 보호를 등한시 한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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