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특허가 살아난다]<1>서울시립대 “도시를 바꾸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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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공공연구기관 특허 10개 중 7개는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창조경제 패러다임이 원동력을 얻는데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대학 `휴면 특허`다. 전자신문은 대학 연구개발(R&D)성과물을 우수한 지식재산(IP)으로 탈바꿈하고 산업 성장의 발판이 되는 기술이전 성공사례를 찾아 시리즈로 보도한다. 우수 사례를 공유해 대학 휴면특허 문제와 기술 이전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취지다.

[대학 특허가 살아난다]<1>서울시립대 “도시를 바꾸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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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성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장

#층간 소음으로 이웃끼리 다툼이 많아지고 있다. 층간소음 해결도 창조경제라는 말이 돌 정도다.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는 충격을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압전소자를 이용해 층간 소음 해결을 위한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전기에너지를 통해 소음을 상쇄시키는 주파수를 방출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기 때문에 산학협력단에서 집중 관리하며 기술 이전 대상 업체와 연결시키는 노력이 한창이다.

#풍속이 갑자기 변해 세찬 소나기를 동반하는 스콜로 서울 시내 일대가 물난리로 곤욕을 치렀다. 강남지역 침수가 대표사례다. 저장 한계를 넘은 빗물이 넘쳐흐르는 하수는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수 처리 연구팀은 하수관련 원류 시스템을 연구했다. 산학 공동연구로 남양주 등에 실험 데이터를 확보하고 환경 관련 기술 이전도 수차례 성사시켰다.

도시를 바꾸는 기술. 서울시립대 연구개발(R&D) 분야 가운데 도시 환경 공학이 부각되는 이유는 시립대 자체 위상도 있지만 최근 실내 내비게이션 등 공간 정보와 도시공학 기술로 구축되는 `스마트 시티`란 흐름에 발맞춘 결과기도 하다.

대학 R&D 성과물이 `휴면 특허`란 멍에를 쓰고 잠들어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은 우수 R&D 성과를 기술이전 가능성과 시장 경쟁력을 잣대로 평가해 집중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올해 기술이전 관리파트를 별도 전담조직으로 개편해 우수 R&D 성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성과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서울시립대에서 출원·등록되는 특허건수는 과학기술특성화 대학 등과 비교해 많은 편은 아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40여건 특허가 출원되고 70여건이 등록됐다. 특허 수에 비해 기술이전 성과는 남다르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81건의 기술 이전을 성사시켰으며, 올해만 해도 9월까지 42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황은성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장은 “올해 기술이전 계약 가운데 경상 기술료가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기술이전 수입으로 대학과 연구자의 발명 보상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는 활발한 기술이전 배경 중 하나로 지식재산(IP) 발명평가 위원회를 꼽았다. 내외부 IP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는 교수와 학생 등 연구자가 창출한 기술이 시장 가치성과 기술이전 가능이 있는지 파악해 특허 출원·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적극적인 피드백으로 부족한 특허 청구항 등을 보완하게 해 경쟁력 있는 특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학 IP 성과 인프라 구축과 생태계 조성도 산학협력단의 역할이다. 산학협력단에 전문 변호사(지식재산관리팀장)가 직접 특허 관련 교과목을 배정해 특허 명세서 작성법, 선행기술 조사법, IP 전반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황 단장은 “3~4학년과 대학원생 중심으로 특허 창출을 위해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을 사전에 알려주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개개인마다 IP 역량을 강화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제대로 보호받고 활용되게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