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선결 조건은 `한국형` 생태계 조성"

“모방은 한계가 있다. 그동안 실리콘밸리, 이스라엘이 한국에 좋은 본보기가 됐지만 이젠 `한국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노키아는 망했지만 20년동안 양성된 세계 수준의 모바일 엔지니어가 노키아 몰락과 함께 스타트업 생태계로 쏟아져 나왔다. 새로운 시대가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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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벤처창업 콘퍼런스`에서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가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자신문이 4일 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글로벌 벤처창업 콘퍼런스`에 참석한 기조발제자와 패널은 정부와 업계 관계자가 현 시점에서 꼭 되짚어봐야 할 화두를 던졌다.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제언 뿐 아니라 한국형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 조성을 위한 주옥같은 조언이었다. 콘퍼런스는 6일까지 진행되는 `2013 대한민국 벤처창업박람회` 부대 행사다.

올해 새 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등 다양한 벤처 스타트업 지원 정책이 쏟아졌다.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조나단 베어 회장은 “너무 많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은 반드시 조정(Coordinate)을 필요로 한다. 피로감이 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 관료는 기를 꺾지 않는 수준에서 창업자에게 매일 엄격하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예비 창업자는 `글로벌 프롬 데이 원(첫 날부터 글로벌)`을 마음에 품고 사업을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노키아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다 세계적 애자일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요디즈닷컴을 공동창업한 샤킬 타바삼 대표도 “핀란드는 서울 인구의 절반 정도 뿐인 작은 시장”이라며 “하지만 딜대시(Dealdash), 베러닥터(BetterDoctor) 등 핀란드 스타트업은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론칭해 올해 1억유로 매출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노키아가 망하고 난 직후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조성했던 노력도 설명했다. 그는 “20년간 노키아의 성공 노하우를 먹고 자란 개발자가 현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핀란드 실업률은 유럽 최하위 수준”이라고 긍지를 나타냈다.

패널 토론에서 이민화 KAIST 교수는 정부가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붐이 일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국가 정책과 사회 문화적 괴리가 크다”며 “실패에 대한 응징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업자 연대보증 문제가 연내 해소된다면 다음은 성공의 기댓값이라는 측면에서 창조재산권이 거래되는 `혁신거래소`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1차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기업 인프라를 활용해 스타트업 혁신과 결합해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는 “네이버 시가 총액이 20조원에 달한다는 기사를 보고 한국도 실리콘밸리처럼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내는 무형 가치가 존중받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런 기회를 잡는 것은 스타트업이며 한국에 최적화된 성공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비창업자에게 “외국 대학을 졸업해 사업계획서를 피칭(발표)하는 학생과 한국 학생이 다른 점은 팀 구성이나 아이디어가 아닌 사업 동기”라며 “한국은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구현하려 하지만 외국은 자신이 겪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 흥망성쇠는 `타이밍`이 좌우한다고 말했다. 시장에 너무 빨리 진입해 흐름이 올 때까지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그는 “팀이나 아이디어와 별도로 대세라는 것은 언제 올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늘 마켓을 기민하게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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