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과열 마케팅 몸살
올해 한국 모바일게임 업계는 천국과 지옥을 모두 맛봤다.
1000만 다운로드 돌파, 해외진출 성공, 캐릭터 사업 진출 등 새로운 기록과 도전의 역사를 쓴 기업들이 많았다. 반면에 어렵사리 게임을 만들어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에 내놨지만, 그냥 묻혀버리고 쓰라린 실적을 받아든 기업도 부지기수다. 피처폰용 게임을 만들던 많은 개발사가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기도 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우리나라 모바일게임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은 순식간이다. 한국 매출 상위에 들면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과 규모가 커진 만큼 한국 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한정된 모바일게임 사용자층을 놓고 자사 게임을 설치하고 한 번이라도 해보게끔 만드는데 들이는 비용도 덩달아 껑충 높아졌다.
모바일게임 인기는 창업 열풍의 한축이 될 정도였지만 플랫폼 수수료, 광고 등에 드는 비용부담과 게임 간 크로스 프로모션 효과로 시장은 대형 기업 위주로 짜여졌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수 있고 인기 게임군을 갖춘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중소 개발사가 모여들 수밖에 없는 형태가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해외진출만이 살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타트업이지만 첫 작품을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출시하려는 시도도 생겨나고 있다. 북미, 중국 등 모바일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해외진출과 생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복안을 가진 게임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과열된 경쟁 때문에 소신있는 개발보다는 유행에 치우친 아류작이 쏟아져 나오는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높다. 신작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캔디크러쉬사가`나 `크래쉬 오브 클랜` 같은 글로벌 성공사례가 나오지 않는 것은 개발 문화와 환경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방증한다.
한 개발업체 대표는 “팡류에 이어 런닝게임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성공한 작품은 시장을 선점한 극소수에 불과했다”며 “각 개발팀의 개성이 담긴 창의적인 작품이 많이 나와야 보다 많은 대중들이 게임에 흥미와 호기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