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재가동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전자·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몇몇 업체는 인원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재가동된 개성공단 전자·부품 업체 중 일부는 아직 기존 생산량의 절반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개성공단 생산 의존도가 높은 업체일수록 정상화 속도가 더디다.
개성공단 입주 부품업체 D사는 최근 생산량이 가동 중단사태가 일어나기 전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공단 조업이 중단된 사이 기존 거래처 발주가 끊겨 주문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임시방편으로 개성공단 인력의 4분의 1 가량을 임금의 70%를 받는 임시 휴무 상태로 전환했다.
D사 관계자는 “이미 다른 협력사로 거래처를 바꾼 고객사의 주문을 받기 어려워 올해뿐 아니라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며 “정상화를 위해 완제품 제조 같은 신규 사업을 검토하는 등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 S사도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으로 주문량을 돌린 고객사 물량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다. 회사는 생산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일부 인원 감축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개성공단 생산 비중이 크지 았았던 업체들은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화전자는 기존 부품 생산량의 대부분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조업 중단에도 해외 공장을 가동하며 주문량 생산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쿠쿠전자도 공장 가동률 100%를 회복했다.
입주기업 관계자는 “하루 빨리 거래처 주문량을 되찾아야 하지만 개성공단이 몇 달 간 생산 차질을 빚은 탓에 아직 고객 불안감이 남아있다”며 “업계뿐 아니라 정부, 사회 차원에서 개성공단 기업 정상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