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많은 IBM, 국내 시장서 `말썽쟁이`로 전락

한국IBM이 국내 시장에서 각종 송사에 휘말리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실패에 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소프트웨어(SW) 목표수량강제구입(일명 밀어내기) 등 소송 배경도 다양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IBM은 과거 농협의 전산마비 사고 발단으로 농협과 110억원의 합의금을 치른 데 이어 올해는 비씨카드와 차세대시스템 구축 실패에 따른 프로젝트 대금을 지급받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협력기업인 KSTEC으로부터는 밀어내기를 이유로 손해 배상 청구소송도 제기 받은 상태다.

한국IBM은 최근 비씨카드와 차세대시스템 구축 대금 중 130억원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차세대 프로젝트 실패 관련 소송을 최종 합의했다. 한국IBM은 비씨카드와 지난 2009년 말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해 메인프레임 등 하드웨어(HW)를 공급하고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OIO 계약금액은 5년간 200억원 규모에 이른다.

그러나 2011년 8월 비씨카드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실패를 선언하면서 OIO 계약금액을 더 이상 지급하지 않았다. 이후 비씨카드와 한국IBM은 2년여 기간 동안 대금지급을 놓고 소송을 진행했다. 결국 법원은 비씨카드에는 70억원 지급과 장비 반납을, 한국IBM에는 나머지 잔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강제 중재해 최종 합의했다.

이번 소송으로 한국IBM은 당초 200억원 중 70억원만을 받게 됐으며 몇 안되는 OIO 계약 해지 사례를 남겼다. 한국IBM의 OIO 계약은 HW를 비교적 저렴하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중간에 계약해지를 인정하지 않는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최근 한국IBM과 합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IBM은 지난 2011년 농협 전산마비 사태의 단초 제공 이유로 농협과 110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했다. 당시 농협 전산마비를 불러온 사이버 해킹이 농협에서 근무하는 한국IBM의 직원 노트북을 통해 시작됐다. 한국IBM은 오랜 기간 농협과 관련 사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 소송 직전에 최종 합의했다.

한국IBM은 KSTEC과 `소프트웨어(SW) 밀어주기` 관련 법적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KSTEC은 10년간 한국IBM의 SW인 `아이로그` 밀어내기로 47억원의 넘는 재고를 떠안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한국IBM 대상으로 KSTEC에 10억원을 배상하라는 합의 조정을 권고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이 사안은 `한국IBM의 거래상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건`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다. 이승도 KSTEC 대표는 “셜리 위 추이 한국IBM 대표가 새로 부임하면서 사태 해결을 촉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IBM은 “고객사 프로젝트와 현재 소송 중인 사안에 대해 어떠한 사항도 말할 수 없다”고 공식 답변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