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만난 데이비드 머피 블루코트 사장은 인터뷰 중 `현지화(로컬라이제이션)`을 화두로 꺼냈다. 해커들의 공격이 지능화되는 만큼 대륙별, 국가별 맞춤 보안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그의 생각은 명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름과 직함은 알파벳이 아닌 `데이비드 머피 사장 & 최고운영책임자`라는 한글로 새겨져 있다. 머피 사장은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와 IBM 출신이다.
그는 해커의 공격을 방어하는 서비스 역시 지역 특성이 최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에는 사이버 공격의 80∼90%가 영어로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타깃화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머피 사장은 “아·태 지역은 성장하는 시장이며 특히 많은 보안회사에서 한국 시장을 찾고 있다”며 “비영어로 진행되는 공격을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지 모국어에 능통한 보안 기술자들이 배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모국어를 이용한 공격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루코트는 이를 반영해 언어학을 전공한 박사급 인력충원을 늘리고 있다.
모국어로 공격하면 수용자들이 속아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며 영어를 자동적으로 모국어로 변환해 주는 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머피 사장은 “3·20 사이버 공격이 한국 관점에서는 전례가 없었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독특한 공격은 아니다”라며 “과거에는 한국이 일부분에 해당됐지만 이제는 한국을 타깃화된 맞춤형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이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의 민간 부분도 굉장히 매력적인 타깃이라고 언급했다.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타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머피 사장은 지난 18개월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블루코트의 올해 본사 매출액은 올 상반기까지 작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고 하반기 들어선 2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능형지속위협(APT) 솔루션과 올해 인수한 네트워크 포렌식 전문기업 솔레라가 상생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루코트는 포천 500대 기업 중 86%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글로벌 10대 통신 회사 중 9개가 고객사다. 파트너십을 잘 구축해 놓고 있다.
그는 “블루코트는 비즈니스 안정성 보장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안 리스크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고 성장배경을 설명했다. 해커 공격양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 한국에서도 현지화 노력을 통해 커버리지를 늘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18개월 동안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두 배정도 늘려 왔으며 앞으로도 스마트폰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