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銀 해외점포, 수익성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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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해외에 진출한 국내은행 해외 영업점이 지난해에 비해 자산규모는 늘었지만 이자 수익 감소로 당기순익은 줄었다. 국제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 마진(NIM) 축소로 이자이익이 줄어든 데다,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충당금 규모까지 늘어난 탓이다. 현지 적응도를 나타내는 현지화지표는 지난해와 동일한 2등급 수준을 유지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11개 국내은행 148개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2억8270만달러로 전년 동기 3억3060만달러보다 14.5%(4790만달러) 감소했다. 조달 금리 하락 여파로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72만달러 감소했고, 충당금 전입액과 영업점 운영경비가 각각 2170만달러와 3750만달러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비이자 이익은 외환관련이익 증가로 2970만달러 늘어난 1억979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009년말 2억8600만달러에서 2010년 3억6900만달러, 2011년 7억2200만달러로 증가했지만, 2012년(6억3600만달러) 이후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6월말 현재 국내은행 해외영업점 총자산 규모는 715억달러로 작년말 690억2000달러에 비해 3.6%(24억8000만달러) 증가하는데 그쳤다.

당기순이익 감소로 총자산순이익률(ROA)도 전년동기보다 0.3%P 하락한 0.83%를 기록했다. 국제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을 받은 순이자마진(NIM)은 전년동기대비 0.23%P 하락한 1.51%를 나타냈다. 앞서 국내은행의 올 3분기 NIM도 3.81%를 기록하며 국내외 모두 순이자마진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 상반기 기준 1.2%를 기록하며 전년말보다 0.3% 상승했다.

현지 적응도를 나타내는 현지화지표는 지난해와 동일한 2등급 수준을 유지했다. 현지고객유치와 현지직원구성, 현지예수금비율 등은 지난해와 같은 2등급을 나타낸 반면 현지자금운용, 현지차입금, 초국적화지수 등은 3등급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해외점포자산, 수익, 인원 등을 종합한 초국적화지수는 외국 은행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국내은행의 초국적화지수는 4.8%로 HSBC의 64.7%(지난해말)과 13배 정도 차이가 났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국내은행의 초국적화지수가 낮은 것은 이자수익 외 수익창출이 부족하고 (국내은행들의) 글로벌 의식이 다소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은행별로 7개 은행 중 신한은행과 산업은행은 지난해와 같은 2등급을 유지했으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 3등급을 나타낸 은행 중에 외환은행은 지난해 4등급에서 한 등급 올랐으며, 국민은행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은행은 유일하게 지난해(2등급)보다 등급이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영업점은 현지화가 양호한 반면 미국, 영국, 홍콩 등 선진 금융시장의 영업점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앞으로 현지화가 미흡한 점포에 대해서는 은행별, 점포별로 개선계획을 자체적으로 수립하도록 할 방침이다. 각 영업점에 대해서는 현지화 이행실적도 점검한다.

이와 함께 은행들이 해외 진출을 쉽게 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 현지화지표 평가와 경영실태평가 유예기간을 기존 설립 후 1∼2년에서 3년으로 늘리며, 이달 중순에는 은행과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지화평가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해외영업점 자금조달 및 운용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해외영업점 자금조달 및 운용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