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의 체감경기 회복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중 54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11월 전망치가 94.7을 기록했다. 지난달 BSI는 101.1을 기록해 경기회복 기대가 높았었다. BSI는 기업의 경기에 대한 판단과 전망 계획 등을 설문조사를 통해 0~200까지 산출하는 지표다. 지수 100 이상이면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부문별로 내수(99.1), 수출(98.5), 투자(96.3), 자금사정(95.2), 재고(106.0), 고용(96.7), 채산성(94.3) 등 모든 부분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는 100 이상이면 재고과잉을 의미한다.
이는 최근 수출 증가세 지속, 민간소비 개선, 설비투자 증가세 전환 등 경기 개선 조짐에도 불구하고 환율 하락에 따른 향후 수출 부담, 가계부채 증가세에 따른 소비부진 우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여파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경공업(89.7)은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81.8), 음식류(93.1), 펄프·종이 및 가구(94.1)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화학공업(94.1)은 고무·플라스틱 및 비금속광물(76.9), 석유정제 및 화학제품(89.6) 등, 비제조업(96.7)은 컴퓨터프로그램 및 정보서비스(84.6), 건설업(85.0), 운송업(87.1), 도·소매(98.5) 등에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김용옥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10월 1일부터 16일간 지속되었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는 4분기 성장률에 부담을 줄 것이며 미국 정치권이 예산·부채 증액에 완전히 합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 초 동일한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지난 6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한 원-달러 환율은 엔저와 더불어 향후 기업의 채산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힌 만큼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