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전력 서버 국산화에 성공한 중소기업이 국내 시장을 포기하고 해외 시장부터 진출하기로 했다.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이 외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국산 서버 도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국산 서버업체들이 외산 제품에 밀려 국내 시장에서 고사 위기 놓여 있다.
저전력 서버를 개발한 FA리눅스는 당초 수립한 11월 국내 출시 계획을 포기, 내년 초 미국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선보이는 방안으로 전환했다고 27일 밝혔다. 암(ARM) 프로세서를 적용한 FA리눅스의 저전력 서버는 이미 최종 테스트를 완료한 상태다.
국내 저전력 서버 시장은 최근 에너지 절감 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FA리눅스도 자체 개발한 저전력 서버 테스트를 완료하면 국산 SW업체와 협업,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HP·IBM 등 외산 서버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진출이 쉽지 않다고 판단, 해외 판매를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오는 11월 15일 개발자 커뮤니티를 마련한다. 미국의 우분투 커뮤니티와 상호 협력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관련 사이트도 오픈해 개발자 커뮤니티를 지원한다.
유영창 FA리눅스 대표는 “개발자 커뮤니티로 자체 개발한 저전력 서버를 공개할 계획”이라며 “개발자들이 서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FA리눅스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공략한 후 미국 지사 설립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어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와 유럽 국가 진출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현재 파트너 업체를 찾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지원으로 해당 지역의 사무소도 설립한다.
유 대표는 “암 프로세스 기반 서버는 국내 초기 시장이지만 낮은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하기 어렵다”며 “반면에 미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했다.
외산 HW업체의 적극적 시장 공략으로 국내 업체들은 고사 위기를 맞고 있다. 대표적 국산 서버업체인 이슬림코리아도 최근 보안 등 신규 사업을 추진, 사업다각화를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민감하지 않은 업무시스템까지 모두 외산 서버만 도입하는 국내 시장 환경에서는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진입 문턱이 너무 높다”며 “결국은 국산 서버는 존재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