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이 반도체 사업을 대폭 축소한다고 니혼게이자이가 24일 보도했다. 관련 인력을 반으로 줄이고 공장 매각도 추진한다. 디지털 가전에 쏟았던 반도체 역량을 자동차나 산업기기 분야로 옮겨 생존을 모색한다는 청사진이다.
파나소닉 반도체 사업은 부진에 빠졌다. 2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올 3월에 끝난 2012 회계연도에 205억엔(약 223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 TV와 휴대폰에 이어 반도체까지 파나소닉의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진다.
일본 주요 전자업체는 자사 가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해왔다. 이른바 수직계열화 전략이다. 한국으로 대표되는 후발주자가 가격 우위에 기술까지 갖추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수익성도 계속 나빠졌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본 전자업계의 반도체 사업 축소가 이어졌고, 파나소닉도 구조조정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파나소닉 반도체 주력 공장은 일본 내 도나미와 우오즈, 묘고 등 3곳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있다. 지금까지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매출도 떨어지면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다.
일부 공장은 매각한다. 이스라엘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타워재즈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연내 합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인력은 해외 공장 중심으로 줄인다. 일본 내 생산 거점은 이미 희망퇴직을 받고 전환배치까지 끝냈다. 인력 감축으로 올해 500억엔(약 54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반도체 개발 방향도 선회한다. 지금까지는 TV나 휴대폰 등 디지털 가전에 주력했는데 앞으로는 부가가치가 더 높은 자동차나 산업기기용으로 바꾼다. 그 중에서도 전력 제어 칩이나 센서는 자사 기술력을 충분히 살려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파나소닉 반도체 사업은 2007년만 해도 매출 4000억엔(약 4조3300억원)을 웃돌았지만 지난해 1840억엔(약 1조9900억원)으로 반 이상 떨어졌다. 디지털 가전에 들어가는 시스템 LSI 사업은 후지쯔와 통합하기로 올 2월에 합의했다. 가고사마와 오카야마 공장 생산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파나소닉 주요 구조조정 사례
자료:니혼게이자이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