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주방용 오물분쇄기(일명 `디스포저`) 개·변조 원천 차단에 나섰다. 앞으로 주방용 오물분쇄기 제조업체들은 제품시험에 앞서 공장심사를 거쳐야만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강화된 조치로 인해 기존 인증 업체 중 90% 상당이 기준 미달로 인한 정상영업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주 싱크대에 설치하는 주방용 오물분쇄기 판매, 사용금지 관련 일부 개정안을 확정하고, 이를 행정 예고했다.
환경부는 지난 9월부터 불법 업체의 난립과 무분별한 개변조 사례로 인해 주방용 오물분쇄기 인증을 잠정 중단시키고, 새로운 인증 체계 마련을 위한 개정안 작업을 진행해왔다. (본지 9월 10일자 1면 참조)
새 개정안은 인증기관 단일화를 통해 인증체계의 전문성 및 통일성을 제고하고 인증제도 강화를 통해 불법 유통을 막는 데 있다. 또 인증정보시스템 구축으로 관리,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품질관리를 제고한다.
새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6개 시험기관은 단순 제품시험 업무만 진행하고, 인증전담기관인 한국상하수도협회는 제품 인증, 공장심사 및 업체 관리·감독기능을 수행한다. 공장심사는 제조설비, 공정관리 등 7개 항목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가 하수도로 음식물 찌꺼기 배출을 늘리기 위해 거름망을 떼는 등 임의로 조작할 수 없는 일체형 제품인지를 확인한다.
환경부는 인증제품에 대해서는 제품별 고유번호를 부여해 생산·설치 등 제품 전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을 위한 인증정보 시스템 구축한다. 현행 제품 시험기준(음식물찌꺼기가 20%미만 배출되는 분쇄기)은 유지하면서 관리, 감독 기능 강화로 인한 불법 개변조가 상당수 근절될 것을 기대했다.
환경부 생활하수과 담당자는 “새 제도가 시행되는 내달까지 신규 인증은 계속 막아둘 방침”이라며 “기존 인증 업체들도 3년마다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했던 만큼 1년간의 유예기간동안 100여개의 기존 인증 업체들도 신규 인증업체와 마찬가지로 공장심사 및 제품시험을 새로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방용 오물분쇄기 업체들은 영세한 소기업이 대부분으로 한 공장에서 2~3개 업체의 제품을 주문제작하는 경우도 허다해 충분한 제조설비를 갖춘 곳이 드물다”며 “공장심사 과정에서 기존 인증 업체 중 90% 상당의 업체들이 인증 취소를 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주방용오물분쇄기의 판매 · 사용금지 일부 개정안 행정예고(출처: 환경부)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