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디스플레이가 이룬 기술적 진전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수율 혁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양산, 스마트폰용 옥사이드(산화물) 디스플레이 양산 등이다. 내년 전망과 투자계획을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에게 물었다.
한 사장은 급변하는 시장에서는 단계적 투자가 답이라고 바라봤다. 이는 디스플레이 투자 패턴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지만, 당장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선 시장 반응을 보고 파일럿 라인이 부족하다면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수율도 급진전을 이뤘다. 한 사장은 OLED TV에 대한 기대감과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OLED 패널 수율은) 이제 고객 요청에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준은 된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OLED TV 시장 반응이 좋더라도 옥사이드 투자는 신중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 사장은 최근 프리미엄 제품이 중저가 시장까지 확대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사업은 이들 시장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한 사장은 “중국을 겨냥한 UHD 중저가 모델은 내년 초 내놓을 예정”이라며 “우선 한국에서 생산하고 중국 라인을 가동하면 해외 생산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저온폴리실리콘(LTPS)-옥사이드-비정질실리콘(a-Si) 기술을 각각 프리미엄-미들엔드-저가 시장으로 분류하려 했으나, 고해상도를 위한 LTPS 기술이 미들엔드급까지 내려올 것으로 보고 전략을 수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구미 공장에 첫 번째 LTPS 전환 투자를 마무리한 데 이어 추가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
한 사장은 “미들엔드 시장을 공략해 스마트폰용 옥사이드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지만 LTPS가 공급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미들급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LTPS 쓰임새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용 옥사이드 디스플레이는 새로운 시장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옥사이드는 산화물 특유의 성질로 인해 누수 전력이 적고 전자이동도도 빨라 저전력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처음 스마트폰용 옥사이드 디스플레이 양산에 들어갔다.
그는 “옥사이드는 저전력의 장점이 있다”며 “고해상도 LTPS가 미들엔드 시장으로 내려오면서 예상과 다른 형태로 시장이 가고 있지만 수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