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7박 8일 인도네시아·브루나이 순방을 마치고 13일 오전 전용기 편으로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 발리로 출국해 7∼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으며, 9∼10일에는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아세안 관련 다자 정상외교 무대에 올랐다. 10일에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로 넘어와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으며, 12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을 끝으로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베트남에 이어 불과 한 달 만에 동남아를 다시 찾음으로써 새 정부가 신흥경제권으로 주목받으며 강대국 각축장이 된 아세안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통령은 APEC 공식 세션에서 참가 정상에게 다자무역 체제 강화 중요성 등을 역설했고, 그 내용이 고스란히 정상선언문에 담기면서 APEC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어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는 아세안과 차관보급의 정치·안보 분야 협력체인 `한-아세안 안보대화` 신설에 합의, 경제에만 국한되던 동남아와 협력 분야를 정치·안보로도 확대하는 성과를 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의 각축장이 된 동남아 지역에서 우리의 외교적인 `전략공간`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또 브루나이, 싱가포르, 호주, 미얀마 정상과 4차례 양자회담에서 해당국 대형 인프라 건설 사업에 우리 기업 참여를 요청한 것이나 에너지 분야 협력과 투자 및 개발협력 확대를 당부한 것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연내 타결에 합의하는 등 눈여겨볼 만한 성과를 거뒀다. CEPA가 타결되면 인도네시아 시장이 사실상 모두 개방되는 효과가 있어 일본에 밀리던 우리 기업의 수출이 크게 확대되기 때문이다. 경제특구 개발 강화, 산림휴양, 창조경제 3개 양해각서(MOU) 체결도 인도네시아와 협력 범위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에너지 발전 인프라 분야에서도 한국수출입은행이 인도네시아 국영전력공사와 발전 사업 금융지원 MOU를 체결했고, 인도네시아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석탄층 메탄가스(CBM) 개발에서도 우리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MOU가 체결된 것도 세일즈외교 성과의 하나로 꼽을만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