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3.8%로 하향

한국은행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8%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7월 발표치(4.0%)보다 0.2%P, 정부가 제시한 전망치인 3.9%보다는 0.1%P 낮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치와 동일한 2.8%를 유지했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가 지난 4월 0.2%P 낮은 2.6%로 하향 조정했다. 이후 지난 3개월 만에 다시 2.8%로 수정 전망했다.

민간 소비는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상반기 1.6%, 하반기 2.1% 등 연간 1.9%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 전망 당시 한은이 예상한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인 2.1%에는 다소 못 미친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은 연간 3.3%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취업자 수 증가폭 확대와 명목 임금 상승 등으로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가율이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내년 정부예산안 중 기초노령연금, 보육료, 양육수당 등 복지예산 증액도 저소득 가계를 중심으로 소비여력 확대에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회복, 투자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기업의 투자계획 집행이 지연되고 있지만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 등으로 설비투자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다만 양적완화 축소 등과 관련한 대외 불확실성, 제조업 전반의 유휴설비 등은 투자회복의 제약요인이다.

한은은 또 올해 설비투자 성장률이 1.2% 떨어진 반면 건설투자는 6.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전망치(1.8%)에 비해 3.0% 하락했고 건설투자는 1.6%P 상승했다. 내년에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각각 5.7%,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7월 5.1% 오를 것으로 봤던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은 5.5%로 상승 조정됐다. 올해 수입 증가율 역시 지난 7월(3.2%)에 비해 상승한 3.8%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지난 7월 전망치(530억달러)보다 확대된 630억달러로 전망했다. 기간별로는 상반기 298억달러, 하반기 332억달러 흑자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2014년에는 45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 전망(380억달러)보다 70억달러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연평균 기준)은 7월 전망(1.7%)보다 낮아진 1.2%로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 물가 상승률도 2.9%에서 2.5%로 낮춰 잡았다.

올해 취업자 수는 지난 전망(32만명)에 비해 1만명 늘어난 33만명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지난 전망치와 동일한 3.2% 수준으로 예상했으며 고용률은 59.5% 수준으로 전망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석 달만에 바뀐 것에 대해 “IMF가 세계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하는데 우리만 유지하려면 우리 특유의 요인을 찾아야 한다”며 “대외 의존적인 경제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로서는 바꿀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처럼 경상수지가 19개월 연속 흑자인 나라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총재는 “건전한 자본이 수요와 공급 양 쪽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경제를 운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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