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지식재산이 답이다]<1>특허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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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의 핵심 키워드는 지식재산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가치를 특허, 디자인, 저작권 등 가치있는 지식재산으로 창출한다는 점에서 창조경제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특허출원 4위, 한국의 현주소다. 지난 수십년간 빠른 속도로 경제 발전을 이룬 우리나라는 수많은 경제 지표 중에서도 특허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국제 특허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국내 산업의 허리를 맡고 있는 중소·중견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자신문사는 지식재산전략원과 공동으로 특허경영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전략원에서 추진 중인 주요 지식재산 관련 사업과 성공 사례를 집중 조명한다.

[창조경제, 지식재산이 답이다]<1>특허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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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 최대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노키아를 인수하면서 인수대금 54억유로 중 30%인 16억5000만유로를 특허(8500건) 사용료로 지불했다.

#2. 한 때 필름의 제왕으로 군림하다 몰락한 코닥은 특허권 일부를 5억7000만달러에 애플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부채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이 때문에 확보할 수 있었다.

특허가 돈이 되는 시대다. 세계 경제가 지식기반 경제에서 창조 경제 시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특허만으로도 수익이 창출되는 시대가 됐다.

`특허=돈`이라는 인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기업의 시작과 끝을 결정짓는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2013년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연구개발 투자 세계 3위, 특허출원 세계 4위, 특허생산성(GDP 10억달러당 특허출원수) 세계 1위 등 양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겉으로 비쳐지는 모습과 달리 질적 성장은 아직도 거리가 멀다. 2011년 기준으로 기술무역수지는 59억달러나 적자를 봤다. 이중 절반에 달하는 27억달러를 특허 실시료로 경쟁 기업에 지불했다.

세계 15위의 경제규모를 갖췄지만 지식재산 안전지대가 결코 아닌 셈이다.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외국 기업의 특허 소송도 기업 규모를 불문하고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6년(2007~2013년)간 우리 기업과 외국 기업 간 국제 특허소송은 총 1226건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무려 210건의 특허소송이 제기됐다. 이 중 42건은 외국 기업이 우리 중소기업을 겨냥한 소송이다. 매출액 10억원 이하의 작은 기업도 분쟁 대상이 되고 있다.

특허권을 앞세워 국내 기업의 해외 활동을 위축하려는 해외 기업이 늘고 있지만,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하다. 해외 지식재산권 보유 건수는 평균 0.3건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12곳 중 1곳만이 평균 1명 정도의 특허 전담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특허출원·등록·유지 등 기본적인 업무만 수행할 뿐 특허전략을 수립해 활용할 여력이 안 된다. 한 마디로 특허 소송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최근 세계 각국이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세계 글로벌 경쟁 기업과 특허전문회사(NPE)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IT 분야를 필두로, 제약, 생명공학, 화학, 자동차 등 대부분 산업에서 우리 기업이 외국 기업의 표적이 되고 있다.

국내 지식재산 관련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특허경영을 도입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가 무역 규모 2조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히든 챔피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출이 많고 세계 시장 지배력이 높은 히든 챔피언은 지식재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이들에게 특허는 든든한 방패이자 창으로, 기업을 지킬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김재홍 한국지식재산전략원장은 “양 중심의 특허보다 제품에 타기팅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경쟁 기업과 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강한 특허를 확보해야 한다”며 “연구개발 기획 단계부터 지식재산을 중시하는 연구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창조경제 시대를 이끌어갈 추진력은 바로 지식재산”이라며 “우리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래시장을 주도할 기술을 사전에 예측하고, 연구개발 방향을 설정해 특허로 무장한 핵심·원천·표준 기술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자료 : 지식재산전략원

자료 : 특허청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