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신성장동력을 찾자]<4>아날로그 반도체, 통합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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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소별 CMOS 이미지센서 출하량 전망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을 등에 업고 최근 아날로그 반도체로 성과를 내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ST마이크로·맥심 등 해외 업체가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했다. 그러나 근래 들어 외산을 밀어내고 세계 시장까지 노리는 강소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멜파스는 지난해 1억8000만개 터치칩을 생산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를 차지했다. 3~4년 전만 해도 터치칩 시장은 시냅틱스·아트멜·사이프레스 등 외산 기업의 독무대였다. 올해 멜파스는 2억개 이상의 터치칩을 생산해 세계 1위 자리에 오른다는 목표다. 알에프세미는 지난해 세계 전자 커패시터 마이크로폰(ECM) 칩 시장 점유율 70~80%를 차지했다. EMC 칩은 스마트폰·스마트패드용 마이크로폰 제조에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는 상보형금속산화반도체(CMOS)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세계 1위 소니를 바짝 뒤쫓고 있다. 실리콘웍스·아나패스도 LCD 드라이버 IC(LDI)와 타이밍 컨트롤러(T-con)로 세계 시장 1위를 목표로 생산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 기기 덕분에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이 커지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그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아날로그 반도체 목을 조이고 있다. 최근 들어 여러 반도체와 부품을 하나의 AP에 통합하는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종전에는 와이파이·블루투스·근거리무선통신(NFC) 등 통신 칩이 주로 AP에 흡수됐지만 이제는 아날로그 반도체까지 포함됐다.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3용 AP 엑시노스5420에 자사 전력관리반도체(PMIC)를 통합했다. 퀄컴도 지난해 말부터 AP·PMIC 통합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맥심 등 모바일 PMIC 업체는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AP 업체들은 조만간 터치 칩도 AP에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AP에 기능이 흡수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엠텍비젼은 지난 2004년 국내 팹리스 업계 최초로 1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주력 제품인 카메라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SP) 기능이 AP에 통합되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스마트 기기 내 공간을 줄일 수 있고 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이 돼 AP 중심의 기능 통합은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는 오는 2016년까지 통합 구조 AP가 모바일 기기 시장의 7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스마트 기기에 본격 채택되면 더욱 얇은 디자인이 구현될 가능성이 높다. 성능보다는 디자인을 위해 통합 AP를 선택하는 스마트 기기 제조업체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날로그 반도체

빛·소리·압력·온도 등 자연계에 있는 아날로그 신호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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