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오늘부터 밀양송전탑 공사 재개

지난 5년여간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온 밀양송전탑 건설 공사가 2일 재개된다. 밀양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와 일부 주민은 지역주민 의견을 무시한 공사 재개라며 반발하고 있어 양측의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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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1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단된 밀양시 4개 면 송전선로 건설 공사를 2일 재개한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호소문에서 내년 여름에 올여름과 같은 전력난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고리 원전 3·4호기 생산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더 이상 송전탑 공사를 늦출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기반사업인 송전선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국민이 걱정하는 현 상태가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다수 밀양 주민의 의견”이라며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최대한 충돌을 피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전은 한전직원과 119 경찰인력을 공사 현장에 배치, 공사현장 주민접근을 차단하기로 했다. 공사 기간 중 현장 주변에는 차단막을 설치하고 한전이 마련한 안전 수칙에 따라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 사장은 전문가협의체와 국회 권고에도 공사를 즉시 재개하지 않은 것은 주민들의 안전과 사고 예방, 장마와 혹서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역 주민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고 수용가능 여부를 검토했지만 모든 주민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지 못한 데에는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공사지역 주변 30개 협의 대상 마을 가운데 18개 마을과는 공사 재개에 사실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합의를 한 18개 마을 가운데 8개는 합의를 끝냈으며 기타 협의와 양해각서(MOU) 교환 등 공사에 협조하겠다는 내용의 준합의 수준 마을은 10개다.

한전의 공사 재개 발표에 밀양 현지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1일 오전 공사 현장에 경찰 병력이 배치되는 등 공사재개 조짐을 보이자 반대 주민들은 강하게 저항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등은 지역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공사 재개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는 한전이 추진 중인 765㎸ 신고리-북경남 고압 송전선로 건설 사업의 일부분이다.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에서 경남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에 이르는 90.5㎞ 구간의 철탑 161기 중 109기는 이미 건설된 상태다. 현재 밀양 4개 면을 지나는 52기가 주민들의 반대로 5년째 공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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