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업계가 석유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에너지의 독립을 주장하고 나섰다.
석유의 그늘 아래에서 석유대체연료로 대접받고 있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 가스복지 향상을 꾀하고 에너지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LNG와 LPG업계는 최근 각 에너지원의 관계 법령 정비와 독립법 제정, 더 나아가 독립회계까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토론회를 잇달아 개최하며 여론 몰이에 나섰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관리를 벗어나 천연가스법을 제정하거나 액화석유가스법으로 관리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 1차에너지 공급 비중에서 한자리 수 수준이던 가스가 최근 20년 새 20%를 넘어서는 등 대폭 증가해 그에 걸맞은 대접을 요청하고 있다.
LNG업계는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을 줄이는 등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는 공적재원 확보와 이를 위한 천연가스법 제정, LNG사업 특별회계제도 시행을 주장한다.
현재 LNG는 석유사업법에 의해 석유의 일종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석유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석유수입부과금을 납부하고 있다. 이 부과금은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법`으로 통합 관리되고 있다. 여기에서 에너지원별 수입 기여도와 지출수혜 비중이 큰 차이를 보여 수익자, 원인자 부담원칙이 위배되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비가스 분야에 가스 사용자가 재정을 부담하고 있어 부담금 논리와 배치되므로 LNG산업의 독립회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LPG업계는 석유제품으로 간주돼 명시적·독립적 수급계획이 없는 LPG를 독립 에너지원으로 인정하는 등 위상 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석유사업법과 액화석유가스사업법으로 이원화된 법령 일원화가 주목표다.
LPG업계는 LPG가 유·가스전에서 독립적으로 생산된다는 것과 서민의 가정·상업용, 수송용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 분산형 에너지원으로 에너지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독립된 에너지원 대접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가스업계의 주장에 신중론으로 대응하고 있다. 각 가스에너지원의 개별법 제정이나 법령 일원화 필요성은 더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체적인 에너지 균형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측의 의견도 수렴해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김상규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가스에너지의 독립은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한 개 부처 관할 산업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굳이 다른 법으로 구분하지 않아도 국가에너지기본계획만 잘 수립하면 현안을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