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LG 기업부문 분리…LG정보통신 이후 첫 홀로서기

에릭슨LG가 기업(엔터프라이즈솔루션) 사업 부문을 분사한다. 새로 출범할 법인명은 `에릭슨LG엔터프라이즈`로 정해졌다.

에릭슨과 LG전자는 30일 에릭슨LG 기업 사업부문을 분리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양사는 에릭슨LG의 지분을 각각 75%, 25% 가진 양대 주주다.

법인 출범일은 11월 1일이며, 출자금은 30억여원으로 알려졌다. 에릭슨LG의 100% 자회사 형태로 꾸려지며, 대표이사는 이재령 현 에릭슨LG 엔터프라이즈솔루션 총괄 사장이 맡는다.

에릭슨LG 기업 사업부문은 LG정보통신(네트워크 사업부)에서 2000년 LG전자 MC 내 시스템 사업부로 흡수 합병된 이후 LG노텔, 에릭슨LG 등을 거쳐 처음으로 독립법인의 길을 걷게 됐다. 그동안 교환기(PBX), 인터넷전화(IPT), 콘택트센터, 통합커뮤니케이션(UC) 등이 주 사업이었다. 2012년 기준 매출액은 2000억여원으로 절반이 수출 매출이다. 이동통신과 기업부문을 합친 2012년 에릭슨LG 전체 매출은 1조200억원이다.

출범할 에릭슨LG엔터프라이즈는 11월부터 에릭슨LG가 진행해오던 기업 솔루션의 영업과 개발을 독립적으로 진행한다. 에릭슨LG는 인사 등 에릭슨LG엔터프라이즈의 조직운영을 지원한다.

에릭슨LG는 2012년 LG전자로부터 에릭슨LG(당시 LG에릭슨)의 지분 25%를 추가 인수하며 매각을 포함한 광범위한 차원에서 엔터프라이즈솔루션 사업 분리를 추진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인수 주체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최종 단계에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슨은 이미 수년 전 기업 사업을 정리하고, 기지국 등 이동통신(캐리어)사업에 집중해왔다. 이번 분사로 의사결정이 빨라져 효율적인 타임 투 마켓 공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에릭슨LG가 엔터프라이즈솔루션 부문을 일단 100% 자회사 형태로 분리했지만 매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IPT, 콘택트센터 등 기업 솔루션은 캐리어시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투자 사이클이 짧고 다양한 수요처가 존재해 시장 성장성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에릭슨LG는 올해 기지국 등 이동통신 투자가 줄어든 탓에 기업 부문에서만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에릭슨LG 엔터프라이즈 부문의 IPT 등 사업은 국내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툴 만큼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가격이 맞는다면 매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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