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밴수수료 차등지급제 전면 폐지…밴업계 거센 반발

비씨카드(대표 이강태)가 `新 가격 단일체계`라는 밴(VAN) 수수료 인하 개편안을 만들어 13개 밴사에 통보했다. 이를 수용하지 않는 밴사는 2차로 결제 대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액결제와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함께 깎겠다고 통보해 밴 업계와 갈등을 예고했다.

비씨카드는 카드 거래승인 중계 계약 관련 `신가격 단일 체계`를 만들어 이달 12일 13개 밴사에 통보했다. 신가격 단일체계란 밴사별로 차등지급하던 중계 수수료를 똑같은 가격에 주는 방안이다. 밴 업계는 시장원리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며 반발했다. 스마트로 등 비씨카드 자회사에만 유리하게 수수료를 높여주는 꼼수라는 것.

반면에 비씨카드는 이미 정부의 밴 수수료 개편안에도 밴사별 차등 가격체계가 불공정 행위로 간주되고 있고, 높은 수수료를 받은 밴사는 이를 또 다시 리베이트로 악용하는 사슬을 끊기 위해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각 밴사의 수수료 중간치를 합산해 이를 일괄 적용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상당수 밴사는 수수료 체계를 거부해 진통이 예상된다. 비씨카드 수수료 개편안을 수용한 곳은 자회사인 스마트로와 FDK 등이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비씨카드는 지난 9월 25일 수수료 체계를 거부한 밴사 대상으로 패널티를 주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10월 8일까지 비씨카드 수수료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단일수수료 체계 적용에 추가해 소액결제와 온라인거래 수수료도 인하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간주해 기존 거래 수수료까지 패널티를 줘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통보한 것. 공문에 따르면 △신용·체크카드 1만원 이하 단가(수수료) 10% 인하 △온라인거래 수수료 50원에서 40원으로 인하하겠다는 게 골자다.

비씨카드 측은 밴사별 차등 가격체계는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체계라며, 단일체계 개편안을 수용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반면 밴 업계는 비씨카드가 올해 초 한차례 수수료를 인하했는데, 1년도 되지 않아 또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것은 갑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한 밴사 관계자는 “밴사들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번처럼 갑작스레 수수료 인하를 통보하는 불공정한 관행을 먼저 시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지난 2월 관련 밴사와 수수료 인하 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