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 두 거물 제프 베조스와 엘론 머스크가 우주왕복선 발사대 확보전에서 맞붙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베조스의 블루오리진과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임대하는 우주왕복선 발사대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민간 우주 개발에 매달린 두 회사의 시장 선점 전초전이다.

미 정부는 재정 악화로 우주개발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핵심 자산을 제외하고 매각이나 임대를 추진한다. 우주왕복선 발사대도 포함된다. 민간 우주개발기업이 발사대를 임대하면 우주 인프라 확보에 드는 엄청난 비용을 절감하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두 회사는 모두 플로리다 케이프커너버럴에 소재 39A 발사대를 점찍었다. 블루오리진은 발사대를 다른 기업과 공동 사용할 방침이다.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합작해 설립한 로켓제작사 ULA도 블루오리진 의견에 동참했다. 스페이스X는 5년간 독점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선제공격은 베조스의 블루오리진이 시작했다. 블루오리진은 미 의회 소속인 회계감사원(GAO)에 스페이스X의 독점 사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사건으로 스페이스X는 독점 사용에서 한 발 물러나 다른 기업이 발사대를 사용하도록 제안을 바꿨다.
화가 난 머스크는 블루오리진과 ULA가 스페이스X를 따돌리려고 발사장 공동 사용을 공론화한다며 맹비난했다. 머스크는 두 회사가 5년 안에 NASA 인증을 받아 우주정거장과 도킹할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며 스페이스X는 발사대를 같이 써도 무방하다고 독설을 날렸다.
그는 “블루오리진이 10년의 투자와 개발에도 아직 신뢰할만한 저궤도 우주선을 만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0월 팰컨9 로켓으로 무인 화물선 드래건을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발사했다. 드래건은 우주인을 위한 식품과 의류, 실험장비 등 화물 400㎏을 전달했다. 첫 발사 후 5개월 만에 정식 임무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시험 발사를 포함해 지금까지 네 번 드래건 발사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우주정거장에 12회 화물을 전달하는 조건으로 NASA로부터 16억달러를 받았다.
기술은 스페이스X가 앞서지만 자금력은 블루오리진이 우세하다. 블루오리진은 저궤도 우주관광사업을 추진한다. 개인자산 252억달러(약 28조원)를 가진 베조스가 블루오리진의 막강한 투자 여력이다. 머스크 역시 엄청난 부자이지만 베조스의 10분의 1수준이다. 베조스가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라는 탄탄한 비즈니스를 갖춘 것과 달리 머스크의 테슬라모터스와 스페이스X는 이제 시작단계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