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게임업계 "목소리 들으려는 노력 없다" 분노

게임산업 옥죄는 법이 몰려온다

신의진 의원이 지난 4월 발의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이 새누리당의 중점 논의 법안에 포함된 것에 대해 게임업계는 깊은 우려를 표했다. 게임을 도박·마약·알코올과 함께 국가 차원의 중독 관리 대상으로 본 정부 시각이 향후 더 큰 규제와 사회적 편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특히 업계는 손인춘 의원과 신의진 의원이 잇따라 게임산업 규제법안을 발의한 뒤 업계가 반발했지만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며 격분했다. 양 의원 모두 법안을 발의한 뒤 예정된 공청회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시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은 채 법안을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 업계가 가장 반발하는 부분은 게임을 바라보는 정부의 편향된 시각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게임이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음에 따라 게임 중독이 전에 없는 사회문제로 대두했지만 이를 도박, 마약, 알코올과 같은 차원으로 다루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법안에서는 대상을 `인터넷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로 규정하고 있어 향후 게임은 물론이고 전체 콘텐츠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기존 게임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운영하고 있는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등과 역할이 상충하는 것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게임을 중독 유발 콘텐츠로 지정할 경우, 전체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적 시각에 영향을 미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도박 등 사행성 게임이 `게임`이 아닌 엄연한 `도박`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게임 카테고리에 포함시켜 건전한 일반 게임에 대한 인식까지 저해하는 것과 동일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박, 알코올, 마약과 다른 접근에서 중독 관리가 이뤄지겠지만 이들과 함께 중독관리 대상으로 지정됐다는 것은 게임의 긍정적 효과보다는 극히 일부인 부정적 영향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만약 드라마나 K팝을 중독 관리 대상으로 지정한다면 콘텐츠 제작이나 수출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도 “게임 중독을 정부가 관리하는 것은 게임이 아이들의 학습을 방해해 국가 생산성을 저해한다는 시각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게임이 아이들의 사회성을 높이고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요소를 갖춘 창조적 콘텐츠라는 긍정적 효과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기존 운영 중인 게임중독 상담 전문가 제도와 전문센터 운영에 더 힘을 싣고 민간과 부모가 힘을 합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종사자는 “정부가 민간기업을 독려해 기존 운영 중인 제도들을 더 확대하고 부모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활동을 펼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민간의 노력을 무시하고 정부가 직접 규제에 나서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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