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스티브 잡스의 사람경영법 `왜 따르는가`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2주기를 앞두고 그와 관련된 영화와 책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 책 역시 잡스를 다루지만 그의 일대기가 아닌 리더십에 초점을 맞췄다. 애플 부사장 출신으로 곁에서 직접 잡스를 경험한 저자가 그의 이면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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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조직 안팎에서 사람들을 열광시킨 비법을 집중 조명한다. 저자는 애플의 수석부사장과 매킨토시 그룹 수장으로 1980년부터 1986년까지 잡스와 함께 일했다. 애플이 잡스 퇴출 이사회를 열었을 때 그 자리에서 잡스를 변호하기도 했다. 잡스와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지냈고 그가 사망하기 몇 주 전에도 만났을 정도로 친근했다.

책의 부제는 `스티브 잡스의 사람 경영법`이다. 잡스는 목표를 위해 때론 가혹하게 직원을 다룬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대다수 기업인이 지켜온 거의 모든 법칙과 어긋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그는 가혹할 정도로 비판적이고 괴팍하기로 유명한, 어찌 보면 결점 투성이다. 그럼에도 그의 방식은 단순한 성공에 머물지 않고 시대의 생활방식을 바꾸며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이 모든 것을 오로지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만으로 보기는 무리다. 그를 천재로만 기억할 경우 그에게서 배워야 할 진짜 교훈과 가치를 놓친다.

잡스는 조직이 너무 비대해져 관료적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매킨토시 팀원에게 `해군이 아니라 해적이 되자!(Pirates! Not the Navy!)`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움 속에서 정복을 위해 모험을 감행하는 해적이 획일적 조직인 해군과 달리 변화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잡스는 팀원들의 비전과 사기를 고취시키고 애플이 나아갈 방향과 핵심을 전달하는 슬로건을 적절하게 사용했다. 다양한 슬로건으로 잡스가 팀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진정한 열정을 기반으로 하는 비전이다. 저자는 책 곳곳에서 여러 번에 걸쳐 비전을 강조한다.

잡스는 비전을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팀원들이 제품을 만드는 데만 전념할 환경 조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저자는 당시 애플의 업무 환경은 놀라울 만큼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회상한다. 심한 압박감과 무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매킨토시 팀원들은 자신이 그 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다. 세월이 흘러 옛 시절을 되돌아볼 때, 다시는 해보지 못할 경험이라 생각될, 그런 일을 지금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직원들은 일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훌륭한 관리자는 바로 해적 같은 업무 환경을 조성하려고 애쓴다. 그런 환경에서 직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훌륭하게 일을 해낸다는 게 저자 설명이다. 또 해적 같은 환경을 갖추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사람을 선택하고 길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직원들의 특징을 예리하게 파악하고 모두가 회사 비전에 집중하도록 이끄는 법을 알려준다. 직원들이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문제 접근 방식을 제안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그 같은 방식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힌트를 준다. 저자는 흥미 위주로 왜곡된 잡스가 아닌 그의 참 모습을 아는 데도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제이 엘리엇 지음. 이현주 옮김. 흐름풀판 펴냄. 1만6000원.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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