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업계의 공룡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모바일 주도권 쟁탈전이 뜨겁다. 알리바바가 쫓으면 텐센트가 한 발 달아난다. 24일 블룸버그는 알리바바가 텐센트 `위챗`을 겨냥해 자사 메신저 `라이왕`의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라이왕은 최대 500명까지 동시 채팅이 가능하다. 음성채팅과 영상통화를 지원하며 지도와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한다. 사진 관리와 개인정보 설정 기능, 대화 상대가 메시지를 읽으면 자동 삭제되는 `번 애프터 리딩(burn after reading)` 기능도 제공한다.
알리바바가 2011년 선보인 라이왕은 그동안은 PC 버전만 존재했다. 출시 2년이 지났지만 사용자가 100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도 미약했다. 알리바바는 앱 출시와 함께 라이왕 사용자를 빠른 시간 내 1억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텐센트 위챗과 경쟁하는 유력 서비스로 키우기 위해서다. 사실상 버려뒀던 PC와 달리 스마트폰에서는 적극적 움직임을 보인다. 유력 이동통신사와 손도 잡았다. 차이나텔레콤이 제공하는 스마트폰에 라이왕 앱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알리바바가 뒤늦은 추격에 나섰지만 전 세계 위챗 사용자 4억명 확보하며 기선을 잡은 텐센트는 모바일 결제로 한 발 더 달아난다. 텐센트는 베이징 주요 지하철역에 300개 위챗 음료 자판기를 설치했다.
지난달 대규모 업데이트로 위챗에 결제 플랫폼을 통합한 후 사용자 경험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음료를 고르고 위챗 자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결제가 끝난다. 위챗 사용자는 시중 가격의 50% 이하로 음료를 즐긴다. 위챗 비사용자도 이용 가능하지만 가격 할인은 없다.
알리바바가 라이왕 앱을 출시한 것도, 텐센트가 위챗 자판기를 설치한 이유도 개화하는 모바일 커머스와 결제 시장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알리바바가 이제 막 사용자를 모으는 작업에 돌입한 반면 충분한 사용자를 확보하고 이미 결제 플랫폼을 붙인 텐센트가 모바일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