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연대 보증제도가 폐지되면 창업 의지가 `6.6배`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대 보증제도가 청년창업을 가로막는 확실한 걸림돌이라는 실증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산업계와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창조경제연구회와 아이디인큐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신용불량 위험을 무릅쓰고 창업할 의사 여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10%만이 이를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신용불량 위험이 사라지면 창업하겠냐는 질문에는 66%가 창업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모바일 오픈서베이 방식으로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 오차는 ±3.10%p였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창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전체의 55%가 초기 자금 조달 문제를 꼽았다. 이어 아이디어 실현 어려움(17.5%), 신용불량 위험(15.1%), 좋은 아이디어 부재(12%) 순이었다. 사회적으로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방안으로는 엔젤 활성화와 같은 자금 조달 용이성을 꼽았다. 창업 희망 분야는 카페·빵집 등과 같은 자영업이 70%, 기술 기반 벤처 창업이 25%로 조사됐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신용불량 위험 여부에 따라 응답 편차가 10.5%에서 66%로 바뀌었다”며 “자체 연구에서도 평균 4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연구회는 이에 따라 연대보증 문제 해결책으로 정부가 연간 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보증인 회수 부분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창조경제 활성화 자금으로 책정된 42조원 가운데 3000억원을 보증 지원금으로 돌리면 연간 6000개 기업이 창업에 나서 70조원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대 보증 회수만큼 보증료를 추가해 회수 금액 일부를 조달하는 추가 보증료 제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증료를 미래 주식으로 일부 대체해 주는 주식 옵션 납부 제도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연대보증제도가 폐지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일부 창업자의 모럴 헤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징벌적 배상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조경제연구회 측은 “정부 차원에서는 창업 활성화 지원금 제도를, 민간에서는 추가 보증료 제도를 활성화하고 정부와 민간 공동으로 주식 옵션 납부 제도를 실시하면 꽉 막힌 연대보증 문제도 묘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조경제연구회는 2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공개포럼을 서울 역삼동 새롬빌딩 6층 디캠프에서 개최한다. 연구회는 창업 활성화 없이는 국가 성장 동력 재점화가 불가능하며 단기적으로는 창업자 연대보증 해소를, 장기적으로는 M&A시장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 구현의 양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한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개회사와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주제 발표에 이어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 사회로 강은희 국회의원, 남민우 청년위원장, 노경원 미래부 국장, 김용범 금융위 국장, 백운만 중소기업청 국장, 박종만 기술보증기금 이사가 참여한다. 창업자 연대보증 해소를 위한 1만인 서명 운동 결과도 발표한다.
창업자 연대보증제도는 시중은행에 이어 올해 7월 저축은행·캐피탈·상호금융회사 등 제2금융권에서도 금지하는 등 일부 개선되고 있지만 창업자와 법인을 엮는 본인 연대 보증은 여전히 잔존해 청년 창업을 위한 악법으로 꼽히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